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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November 24, 2016

[Zack's BookCafe] 마테오 팔코네

#2016 22




프로스페르 메리메 단편선
<마테오 팔코네>
<타망고>
<일르의 비너스>





마테오 팔코네 ★★☆(프로스페르 메르메,정장진,두레,2007.11.5) : Nov 23, 2016








Zack's Comment

1800년대 프랑스의 극작가이자 소설가인 메리메가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마테오 팔코네>는 아버지에게 거짓말을 하며 사나이의 명예와 의리를 저버린 미성년 어린 아들을 죽이는 비정한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마도 당대의 부정부패하고 혼란스러운 세상을 향해 던지는 작가의 메시지로 사나이란 의리와 정의 구현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아들까지 죽일 수 있다는 무서운 원칙과 신념을 보여준다.

2000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시선으로 본 <마테오 팔코네>는 아동의 인권과 사법체계가 무너진 비정상적인 사회의 모습으로 보인다. 그러나 200년이 훨씬 지난 2016년 현재의 우리 세상은 어떠한가? 그 누구도 자식을 죽이면서까지 원칙과 명예를 지키는 어리석은 짓은 저지르지 않지만, 자식에 대한 과도한 보호와 사랑으로 그 얼마나 많은 악행과 범죄를 저지르면 타인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가.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지만, 인간 내면의 갈등과 탐욕은 앞으로 200년 후에도 긍정적인 변화는 기대하기 힘들 듯하다. 수많은 정보와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다수(사회 혹은 국가)가 진실이라고 말하는 당대 사회 시스템 속에 생각 없이 나를 던지는 어리석음을 항상 경계할 수 있는 의지를 가슴에 품고, 우리가 속한 그 시대 속에서 자의식(自意識)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조금 덜 후회스러운 인생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완벽한 세상은 없다.
완벽한 사회는 없다.
완벽한 개인 또한 없다.
다만, 완벽하지 않은 국가와 사회 속에서 함께 사는 '인간'에 대해 끊임없이 진실을 탐구하려는 노력은
개인과 함께하는 공동체로서의 삶을 조금이나마 풍요롭게 해줄 것이다.
정답은 없지만...  그 시대마다 자기만의 진리 탐구와 '철학'이는 사람은 매력적이다.

2016년 11월...
내가 살고 있는 국가와 사회 시스템에 실망한 어느 날 두서없이 적어본다.

Friday, November 18, 2016

[Zack's BookCafe] 제로 투 원

#2016 21


니체는 "광기에 빠진 개인은 흔치 않다. 그러나 집단, 당파, 국가, 시대로 가면 광기가 곧 지배한다"라고 (그 자신이 미치기 전에) 말했다. 흔히들 믿고 있는 잘못된 믿음을 찾아낼 수 있다면 반대로 그 뒤에 숨겨진, 통념과는 다른 진실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p21

사업에는 '돈은 중요한 것이거나 아니면 모든 것이다.' 독점기업들은 돈 외에 다른 것도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있지만, 독점이 아닌 기업들에게는 그런 여유가 없다. 완전경쟁 시장에 있는 기업은 현재의 이윤에 너무나 몰두한 나머지 장기적 미래에 관한 계획을 세울 여유가 없다. 기업이 매일매일의 치열한 생존 경쟁을 초월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뿐이다. '독점 이윤' 말이다. p44

그렇다면 경제학자들은 왜 그토록 경쟁에 집착하며, 경쟁을 이상적인 상태라고 말하는 것일까? 이것은 전적으로 역사의 유물이다. 경제학자들은 19세기 물리학자들의 업적에서 수학을 베껴왔다. 경제학자들은 개인과 기업을 고유한 창조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교환 가능한 원자로 여긴다. 경제 이론들이 완전경쟁의 균형 상태를 자꾸 설명하는 이유는, 완전경쟁이 최선의 사업 형태라서가 아니라 모형화하기 쉬운 형태이기 때문이다. p48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는 다음과 같은 예리한 통찰로 시작한다. "행복한 가정들은 모두 비슷비슷하다. 불행한 가정들은 모두 제각각의 이유로 불행하다." 하지만 비즈니스는 이와는 정반대다. 행복한 기업들은 다들 서로 다르다. 다들 독특한 문제를 해결해 독점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실패한 기업들은 한결같다. 경쟁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p49

모든 신생기업이 처음에는 작게 시작한다. 모든 독점기업은 시장을 크게 지배한다. '따라서 모든 신생기업은 아주 작은 시장에서 시작해야 한다.' 너무 작다 싶을 만큼 작게 시작하라. 이유는 간단하다. 큰 시장보다는 작은 시장을 지배하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초기 시장이 너무 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분명히 너무 큰 것이다. p74

미래를 명확한 것으로 생각한다면 흔들림 없는 확신이 있을 것이다. 확신이 있는 사람은 평범한 것들을 이것저것 쫓으면서 ''다방면에 소질이 있다'라고 말하지 않고, 가장 하고 싶은 것 하나를 정해서 그 일을 한다. 남들과 구별되지 않는 삶이 되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게 아니라, 뭔가 실질적인 것에서 뛰어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즉, 한 가지를 독점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p85

기업은 국가와 비슷하다. 일찌감치 내려진 나쁜 결정들(예컨대 파트너를 잘못 골랐다거나 사람을 잘못 채용했다거나 하는 것들)은 이후에는 바로잡기가 아주 어렵다. 어쩌면 파산 명령이라도 나야 누군가 바로잡아볼 시도라도 해볼 것이다. 회사 창업자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최초의 사안들을 제대로 처리하는 것이다. 부실한 기초 위에 위대한 기업을 세울 수는 없다. p144

'벤처캐피털의 자금 지원을 받는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이라면 그 어떤 경우에도 CEO가 15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아서는 안 된다.' 해당 CEO가 구글에서 훨씬 더 큰 돈을 받는 데 익숙하다거나 거액의 주택 담보대출이 있다거나 혹은 자녀가 비싼 사립학교에 다니고 있더라도 상관없다. CEO가 3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다면, 그는 창업자보다는 정치가가 될 위험이 있다. 고액의 연봉을 받는 사람은 자신의 월급과 함께 현 상태를 방어하려는 동기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 힘을 합쳐 문제점을 부각시키거나 공격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들지 않을 것이다. 반면에 현금이 부족한 경영자는 전체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하게 된다. p152

경영자로서 페이팔에서 내가 가장 잘한 일은 회사의 모든 사람이 오로지 한 가지 일에만 책임을 지게 한 것이다.....  역할을 구분해주다 보니 충돌이 줄어들었던 것이다. 회사 내에서 벌어지는 것은 대부분 같은 책임을 놓고 동료들끼리 경쟁할 때다. 신생기업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특히 높은데, 왜냐하면 회사의 초기 단계에서는 업무 역할이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164

경쟁을 제거하면 모든 사람이 단순한 관계를 넘어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쉬워진다. 게다가 신생기업은 내부 관계가 평화롭지 않으면 아예 살아남을 수가 없다. 신생기업이 실패하면 우리는 회사가 경쟁 생태계 내에서 다른 강적에게 무릎을 꿇었겠거니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모든 회사는 그 자체가 하나의 생태계다. 파벌 다툼은 회사가 외부 위협에 취약해지게 만든다. 내부 갈등은 자가면혁질환과 비슷하다. 사망의 기술적 원인은 폐렴일지 몰라도 진짜 이유는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다를 수 있다. p165

사회를 위해서 정말로 좋은 일은 뭔가 남들과 '다른' 일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야말로 기업이 새로운 시장을 독점해 이윤을 만드는 방법이기도 하다. 최고의 프로젝트는 다들 떠들어대는 것이 아니라 남들에게 간과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가장 덤벼볼 만한 문제는 아무도 해결해보려고 하지조차 않는 문제일 때가 많다. p217

1990년대의 대표 아이디어는 '인터넷이 크게 성장할 것이다'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정확히 똑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고, 다른 아이디어는 없었다. 기업가는 거시적 차원의 통찰에서 이익을 창출할 수는 없다. 자신의 사업 계획 역시 거시적 규모로 시작되는 게 아닌 이상은 말이다. 청정 기술 기업들도 똑같은 문제에 봉착했다. 세상이 아무리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고 하더라도 특정 에너지 문제에 대한 뛰어난 해법을 제공하는 회사만이 돈을 벌 수 있었다. 아무리 어느 분야가 중요해도 그저 참여하는 것만으로 저절로 위대한 기업이 만들어질 수는 없다. p223

제로 투 원 ★★★★(피터 틸,블레이크 매스터스, 한국경제신문,2014.11.20) : Nov 16, 2016

Zack's Comment

Zero to One
강자만이 살아남는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누군가 만들어낸 1에서 n으로 확장이 아닌 0에서 1이 돼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는 '독점 경쟁이 아닌 강자만이 살아남는 완전경쟁 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기업도 개인도 발전할 수 있다.'라는 광기에 가까운 그동안의 근거 없는 어떤 믿음이 잘못되었을 수 있고, 그 뒤에 다른 진실이 숨어 있다면....

0이 1이 되려는...
그 시도는 비즈니스 세계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 속에서 그 삶을 온전히 독점하며 개개인의 삶의 가치를 창조하는 새롭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시해 줄 것이다.

Friday, November 11, 2016

[Zack's BookCafe] 태연한 인생

# 2016 20

어두운 극장의 구석 자리에 앉아 어머니가 보고 있었던 것은 영화가 아니라 스크린일 뿐이었다. 영사기가 돌며 보여주는 것은 흘러가는 시간이었고 그동안 어머니의 왼쪽 가슴 아래에서는 자기 삶에서 고통을 추출하는 원심분리기가 천천히 돌아가고 있었다. 고통의 분량이 많을 때는 영화 상영 1회분의 시간을 더 설정해야 했다. 그렇게 해서 어머니는 매번 영화가 끝난 뒤 고통이라는 침전물이 담긴 자신을 조심스럽게 움직여 환한 극장 출구에서 기다리고 있는 제 몫의 인생 속으로 태연히 되돌아갔던 것이다. p72

많은 기자들은 제 주변에서 일어나는 몇 가지 사례만으로 자기의 편견을 일반화할 뿐이지만 전문가들은 더 나아가 거기에서 규칙을 발견해내서 자신의 신념체계로 대중을 속이기를 좋아했다. p143

새로운 여자란 마치 티백 속의 마른 찻잎에 뜨거운 물을 붓는 것처럼, 말라버린 채 얇은 종이 속에 갇혀 있던 자신의 존재를 되살아나게 했다. 그리하여 손끝까지 따뜻한 기운이 돌고 향기가 온몸을 채우는 것이다. 상대에게 가까워지고자 하는 의지는 상대와 같아지려는 동기를 유발하는데 그것을 추동하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발생한다. 그처럼 낯섦이 자신에게로 옮아오는 변화 과정의 이물감이야말로 요셉이 원하는 살아 있는 자의 실감이었다. 남녀관계에서 요셉은 그 시작의 그 느낌을 가장 좋아했다. 그것은 짧기에 더 강렬했다. 시간이 지나면 패턴이 되어 지겨워지게 마련이었다. 사랑이 식는 것은 반복되는 관계 속에서 상대가 고유성을 잃고 다른 누구와 다를 것 없는 덤덤한 존재가 되어버렸기 때문인 것이다. p161

타인이란 영원히 오해하게 돼 있는 존재이지만 서로의 오해를 존중하는 순간 연민 안에서 연대할 수 있었다. p265

태연한 인생★★★ (은희경, (주)창비, 2012.6.11) : Nov 9, 2016

Zack's Comment

<태연한 인생 한줄 평>
류와 요셉이라는 남녀의 사연 많은 러브 스토리 안에 너무도 태연하게 '사랑의 고독과 허무함'을 담아낸다.

우리는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타인과의 오해는 시작되는 되었던 것이다.
다만, 뜨겁게 사랑하는 그 순간 그 '오해'로 야기되는 수많은 문제점들은 잠시 자취를 감추고 있을 뿐이었다.

Tuesday, November 1, 2016

[Zack's BookCafe] 부동산의 보이지 않는 진실

#2016 19

영어로 'Real Estate'가 부동산을 지칭하게 된 것은 처음 미국의 캘리포니아 지역을 차지했던 에스파냐 사람들이 부동산을 'real'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그 땅은 왕실 소유라는 뜻이었다. 그 후 캘리포니아를 점령한 영국은 부동산을 'estate'로 불렀다. 나중에 이 두 단어가 합쳐져 영어권에서는 'Real Estate'가 부동산을 자칭하는 용어로 지칭하는 용어로 정착했고, 일본이 이를 '부동산'으로 번역해 쓰면서 우리에게도 전해졌다. 부동산이란 결국 개인 소유가 아닌 왕실 소유라는 의미에서 유래되었다고 할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부동산 개인 소유권이 인정되어 국가로부터 구입도 할 수 있다. 이처럼 이제 부동산은 왕실이나 국가의 것이 아닌 자기 것으로 믿으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절망적인 소식을 전하면, 여전히 부동산은 국가의 소유물이란 사실이다. 부동산은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내 고유의 자산이라 믿어도 말이다. 부동산을 매수할 때 취득세를 내야 하고 매도할 때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깨닫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부동산을 보유하면 1년에 한 번 재산세를 납부해야 하고 주택의 가격이 일정 금액 이상일 때는 종합부동산세까지 납부해야 한다. 사고팔 때뿐만 아니라 보유만 하고 있을 때조차 세금을 내야 하는 사물이나 자산이 얼마나 될까. 부동산은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세금을 내야 할 뿐만 아니라 세금을 내지 않으면 공매 처분되어 자산을 빼앗기기도 한다. p28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다양하다. 부동산도 경제의 한 축이다. 경제를 바라볼 때 반드시 기억하고 명심해야 할 것은 물가 상승률이다. 아무리 수익률이 뛰어나도 물가 상승률을 넘지 않는 수익률은 의미가 없다. 투자 수익률이 10% 났다고 좋아해도 물가 상승률이 11% 면 실질적인 투자 수익률은 마이너스 1%나 마찬가지다. 명목상의 수익률이 아닌 물가 상승률 감안한 실질 수익률이 중요한 이유다. p43

개별 자산이 올랐다 내리며 등락을 거듭해도 물가 상승률은 마이너스가 된 적이 없다. 그만큼 한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했다는 의미가 된다. 이런 비교 없이 단순하게 명목상 부동산 가격만 올랐다고 착각하면 허상과 같은 숫자 함정에 빠지기 쉽다. 부동산은 경제의 한 축이다. 부동산만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자산이 아니다. 여러 상황을 다각도로 감안해야 한다. p45

한두 가지의 잣대만 갖고 특정 사례를 침소봉대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들이 서로 인접해서 영향을 미치며 발생하는 현상을 갖고 특정 사실만 보여주며 호도하는 것은 왜곡이다. 데이터란 데이터일 뿐이며 누가 어떻게 보여 주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온다. 우리가 '컵에 물이 반이나 남았다'라고 주장하거나 '반밖에 남지 않았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진실일 수 있어도 사실은 아니다. 정확한 표현은 '컵에 물이 반이다'가 맞다. 헤밍웨이는 일찍이 이런 말을 했다. ''세상에는 세 가지 거짓말이 있다. 착한 거짓말, 나쁜 거짓말, 그리고 통계.' p106

1억짜리 주택을 갖고 있는데 8,000만 원 대출받고 2,000만 원이 자기 자본이라면 주택 가격이 오를 때 누구나 다 행복하다. 오른 금액만큼 금융기관을 통해 대출이 가능하니 더 대출을 받았다. 어느 순간 주택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해 8,000만 원이 되었다. 자산이 줄어든 개인은 소비를 줄이고, 기업은 실적이 줄어 직원을 해고한다. 해고된 직원은 더 이상 이자를 낼 수 없다. 주택 가격이 오를 때는 상관이 없지만 떨어진 상황에서는 팔리지도 않고 대출 이자도 내지 못한다. p199

누구나 빚으로 집을 소유하게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소득과 보유한 자산을 근거로 주택을 구입하면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지만 소득과 자산 대비 과도하게 대출을 받으면 종국은 지금까지 나열한 최악의 결과물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p199

주거 면적이 더 넓어진 상황에서 주택 가격이 떨어지거나 그대로일 것이라는 말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건설 비용은 인건비를 포함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주택 규모가 넓어진 딱 그만큼을 최소한으로 해서 주택 가격은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다. 85m2에 거주하던 사람 중에 50m2로 줄여 이사 가는 사람이 많을까, 그 반대가 많을까, 주거 면적이 넓은 곳에 거주하다가 줄여가기는 쉽지 않다. 여러분도 그 사실을 알고 있지 않는가. p215

오래오래 거주하며 더 이상 주택 가격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주택을 구입하면 된다. 그러면 주택 가격이 떨어지든 오르든 상관없다. 내가 살 수 있는 편안한 주택 하나 장만해서 내 마음껏 꾸미고 살아가면 된다. 어차피 구입한 주택 가격이 오르면 이사 가야 할 주택 가격도 오른다는 것이다. 구입한 주택 가격이 떨어지면 이사 가야 할 주택 가격도 떨어진다. 결국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그나마 주택을 보유하고 있어야 오르든 떨어지든 준비해야 할 금액이 적어진다. 그렇지 않으면 평생 노력해도 가질 수 없는 게 주택이다. 지금 70대 이상 부모 세대들도 결코 보유한 현금만 가지고 주택을 구입하지 못 했다. 어느 정도 대출을 받아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뤘다. 이미 살펴봤듯이 주택 가격은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야 올랐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인정하기 싫어도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p226

부동산의 보이지 않는 진실★★★ (이재범,김영기,프레너미,2016.1.18) : Oct 27, 2016

Zack's Comment

지난 수년간 부동산 관련 너무 많은 통계와 데이터를 나열한 저자의 서술 방식으로 인해 온전히 책에 집중하는데 불편함을 느낀다. 그 수많은 데이터와 통계를 날려 버리고, 쉽게 변하지 않는 부동산과 자산, 투자 그리고 주택 구입에 대한 '진실'이 아닌 '사실''에 집중해 본다. 그리고 원론적이지만 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주택 구입의 가치에 저자와 뜻을 같이 하며 그의 책 속 공감하는 문장을 요약하여 남겨본다.

'부동산의 보이지 않는 진실'
역설적으로 부동산의 보이지 않는 진실 따위는 없었다.
다만, 부동산의 미래 가치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품고,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그 수많은 진실과 사실들을 외면하고 있을 뿐이다.

Monday, October 17, 2016

[Zack's BookCafe] 부동산은 끝났다

#2016 18

부동산은 소비재이면서 투자재다. 성격이 복합적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는 사용할수록 값이 떨어진다. 다른 물건들도 마찬가지다. 소모되어 아예 없어지는 소비재도 많다. 그러나 부동산은 경우에 따라 쓰면 쓸수록 값이 올라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기가 높아지는 골동품은 아니지만, 입지의 성격이나 개발 여건이 달라지면 건물 값어치와 무관하게 땅값이 치솟게 되는 것이다. 더구나 부동산은 그 자체가 담보 제공이 가능하기 때문에, 소비재를 넘어 투자 수단이 되는 속성도 가지고 있다. 결코 일반적인 상품으로 볼 수 없는 복합적인 성격이며, 이로 인해 다양한 특이 현상이 발생한다. p41

당장에라도 1순위 청약이 가능한 구좌만 해도 1,000만에 이른다. 우리나라 경제활동 인구가 2,800만 명이며, 가구 수가 1,700만 정도 되는 점을 감안하면 집이 있건 없건, 가히 모든 가정이 아파트 당첨을 기다리는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언제나 집이 부족하다고 느껴왔고, 언제나 아파트에만 당첨되면 돈을 벌 수 있었던 오랜 부동산 인질 사회가 만들어낸 풍경이 아닐 수 없다. p236

전세금은 가옥주에게는 빚이지만, 집값이 언제나 빨리 올라왔기 때문에 결코 손해 보는 일은 없었다. 전문용어로 하자면 레버리지 효과다. 더구나 이미 집을 가진 사람들이 여러 채로 늘리는 방법으로 전세제도는 유용하다. 구입 비용의 반 가까이를 다른 사람이 낸 전세금으로 충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나라에서 전세제도가 유지되는 가장 큰 이유는 빠른 집값 상승을 예상하고 남의 돈을 빌려서 주택을 구입하려는 시장 관행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세입자의 경우에는 비록 큰 돈이기는 하지만, 다달이 내는 돈 없이 주택을 독점으로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언제든 주택 구입 자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저축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부모들이 자녀의 혼인에 맞춰 큰 금액을 마련해 주는 사전 상속 측면도 전세제도가 유지되는 이유다. p246

결국 주택 정책은 주기적으로 투기 억제와 부양책을 반복했고, 그런 과정에서 "부동산은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라는 불패론이 굳어졌다. 이를 보면서 국민들은 정부 말을 믿기보다 집값 불패 신화를 더 믿게 되었다. 객관적인 지표로 볼 때는 주거 사정도 확연히 좋아졌고, 공공임대주택도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지만 가격 불안이라는 점에서는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 상실감과 불안감에 빠진 국민은 정부에 의지하기보다 정부 정책의 허점을 찾는 데 골몰했고, 결국 모든 국민이 부동산 전문가가 되다시피 한 것이다. p324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좋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기애와 현실에서의 실망, 그 간극이 클수록 우리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 냉소하게 된다. "그래봐야 되겠어?"라는 식이다. 심지어 정부의 정책에 반대로 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설문에는 공익적 응답을 하지만, 실제 행동은 내 살 길을 찾는 식이다. 투기는 비난하면서도 나는 집 살 시점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인 것이다. 또한 집값이 오르는 데 분노하지만, 내리면 더 크게 낙담하는 것도 현실이다. p396


부동산은 끝났다★★★☆ (김수현, 오월의 봄, 2011.7.29) : Oct 13, 2016

Zack's Comment

부동산(주택)이라는 특수 소비재는 인간에게 기본적으로 필요한 최소의 공간임에 틀림없지만, 현대 사회에서 부동산은 인간의 복잡한 욕망을 부추기는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되면서 큰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는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부동산은 끝났다.'
하우스 푸어, 전세 난민... 집의 노예로 전략해가는 듯한 느낌의 대한민국 사람들 중 한 가장이 있다.
가정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이고, 중요한 곳, 가족 구성원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소중한 ''집'에 깊은 생각이 필요한 때이다.
그 깊은 통찰을 바탕으로 어쩔 수 없이 직면해야 할 암담한 부동산 현실 속에서 지혜로운 선택을 이끌어 내길 희망한다.

2016년 10월...
'부동산은 다시 시작된다.''

Thursday, October 13, 2016

[Zack's Music Box]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서러운 마음에 텅 빈 풍경이 불어온다 
머리를 자르고 돌아오는 길에 
내내 글썽이던 눈물을 쏟는다 
하늘이 젖는다 어두운 거리에 찬 빗방울이 떨어진다 
무리를 지으며 따라오는 비는 
내게서 먼 것 같아 이미 그친 것 같아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바람에 흩어져 버린 허무한 내 소원들은 
애타게 사라져 간다 

바람이 분다 시린 향기 속에 지난 시간을 되돌린다 
여름 끝에 선 너의 뒷모습이 
차가웠던 것 같아 다 알 것 같아 
내게는 소중해 했던 잠 못 이루던 날들이 
너에겐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사랑은 비극이어라 그대는 내가 아니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나의 이별은 잘 가라는 인사도 없이 치러진다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내게는 천금 같았던 추억이 담겨져 있던 
머리 위로 바람이 분다 
눈물이 흐른다

Wednesday, September 28, 2016

[Zack's BookCafe] 최순덕 성령충만기

#2016 17


버니 7

옆에서 본 저 고백은 40

머리칼 傳言 107

백미러 사나이 143

간첩이 다녀가셨다 195

최순덕 성령 충만기 234

발밑으로 사라진 사람들 265


최순덕 성령충만기★★★☆ (이기호, (주)문학과지성사, 2004.10.25) : Sep 28, 2016




Zack's Comment

<이기호 단편 소설집>
암울한 시대, 암울한 배경의 삐딱한 인물들이 삐딱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야기보따리..
소설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작가 특유의 문체와 특유의 향기가 나는 소설집이 흥미롭다.

사람이 아직 덜 여물어서 그런지 나는 치우침도 있고, 편애도 심하다. 그리고 그것을 종종 쉽게 들켜버리곤 한다. 그건 소설적 대사들에게도, 그 기조들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서른세 살의 나는, 비루하고 염치없는 주인공들에게 더 마음이 쏠리고, 교양 없고 막돼먹은 친구들에게 더 많은 눈길이 간다. 복잡다단한 플롯보다 조금 더 단순한 쪽에, 사변보다는 사건에, 근대보다는 전근대에 내 소설적 애정이 더 닿아 있다. p332
-작가의 말 중-

Wednesday, September 21, 2016

[Zack's BookCafe] 찌질한 위인전

#2016 16

자기 합리화, 그럴듯한 명분은 망설임을 지우기도 한다. 망설임은 때로는 우리 행동을 적절하게 제어한다. 그러나 명분이 망설임을 지웠을 때, 우리가 스스로 '나는 지금 충분히 그럴 만한 상황이야'라고 합리화하며 끈을 놓아버렸을 때, 그것이야말로 갖가지 찌질한 행동을 저질를 가능성이 활짝 열리는 때가 아닐까. p118

남녀 간의 정욕은 하늘이 주신 것이요, 인륜과 기강을 분별하는 것은 성인의 가르침이다. 나는 성인의 가르침을 어길지언정 하늘이 내려주신 본성은 어길 수는 없다. -허균 p135

애석하게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답이 아니다. 이것도, 저것도 답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 사이에서 끝없이 묻고, 고민하는 일이다. 그것이 비록 주저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을지라도 그런 식의 고민은 여러모로 우리가 찌질함의 나락에 빠져 절망할 가능성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런 고민은, 나와는 다른 선택을 한 누군가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도 한다. 절대적 찌질함은, 절대적 확신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p159

너희들은 자본 투자라고 말하지. 그러나 그런 그럴듯한 말 뒤에는 더 많은 돈을 모으려는 짐승 같은 허기만이 있을 뿐이다. '짐승 같은'이라고 말했지만, 이 표현은 짐승에 대한 모욕이다. 왜냐하면 짐승은 배가 부르면 먹기를 그치기 때문이다. -괴벨스의 일기 p172

찌질한 위인전 ★★★((함현식, (주)위즈덤하우스, 2015.6.18)

Zack's Comment

김수영
빈센트 반 고흐
이중섭
리처드 파인만
허균
파울 괴벨스
마하트마 간디
어니스트 헤밍웨이
넬슨 만델라
스티브 잡스

우리가 위인이라고 불리는 그들의 위대한 업적에 가려진 그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신은 위인이라 불리는 그들에게 특별한 재능을 주셨지만 반대로 수많은 단점과 찌질함 또한 주신 듯하다.

비록 존재감은 없을지라도 삶에 균형을 맞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삶을 살고자 노력하는
지극히 평범한 내 자신 스스로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건네본다.

Wednesday, August 31, 2016

[Zack's BookCafe] 악당의 명언

#2015 15

<Tool 도구>
전달하고픈 내용을 모두 화면에 담을 수 없다. 아무리 큰 그릇도 바닷물을 전부 담을 수 없고 훌륭한 연설도 5분 이상이면 지겹다. 핵심과 요점만 말하라! p15

단 한 장으로 사람을 설득할 수 없다면 100페이지를 써도 똑같다. p19

<Group 조직>
내부에 있는 사람도 속이지 못하면서 어떻게 외부에 있는 적을 속일 수 있으랴 p28

<Action 행동>
말은 쉽다. 그래서 우리는 말만 하는 사람을 우습게 생각한다. 하지만 행동에 옮기는 사람은 두렵다. p45

아는 만큼 보인다. 그러나 재고 따지다 보면 중요한 시점을 놓친다. 많이 모르는 사람이 성공하는 이유는 무조건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p51

지혜가 없으면 빌려라. 재능이 없으면 빌려라. 하지만 추진력이 없다면 그만둬라. p55

<Reality  현실>
지금 일이 힘든 것은 과거에 잘못 선택한 결과다. p71

긍정적인 바보와 부정적인 천재 중 어떤 사람이 성공할까? 그냥 재수가 좋은 놈이 성공한다. p83

<Effort  노력>
매일 꾸준히 같은 것을 하는 사람에게는 도저히 못 이긴다. p108

머릿에 쏙쏙 들어오는 것이 바로 당신이 좋아하는 것이다. p116

<Experience  경험>
질은 많은 양에서 비롯될 수 있다. 멋진 사진은 가장 많이 찍은 사람에게 나오며, 보이는 것은 버려진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p132

<Record  기록>
기록으로 남기지 않는 것은 기억에도 남지 않는다. p143

<Choice  선택>
선택했다면 절대 후회하지 말고 뒤돌아보지 마. 시간 낭비와 생각 낭비는 잘못 선택한 것보다 더 나빠. p153

사람은 마음에 고지식한 저울이 있어서, 일단 어떤 것에 맞춰지면 다름 무엇을 올려놔도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은 위험하다. p161

열정이 있어도 방향을 잘못 잡으면 욕망만 남게 된다. p166

<Idea 아이디어>
미친 듯이 쏟아내야 그중에 건질게 몇 개 있다. p194

<Competition  경쟁>
누구나 열심히 하면 잘 산다는 이야기는 남들이 놀고 있어줘야 가능한 것이다. p206

<Relation  인간관계
두 사람은 서로 돕지만 세 사람은 서로 견제한다. 홀수가 되면 바로 정치가 시작된다. p242

진정한 관계란 절망할 때 함께 하는 것이지 기쁠 때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p250

상처 주는 사람에게는 배울 것이 있지만 지켜보는 자에겐 아무것도 배울 것도 배울 게 없다. p254

영리한 사람은 상처받지 않게 행동하며 적을 만들지 않는다. 대신 진정한 친구도 없다. p257

<Conduct of Life 처세>
뒤통수에 눈 달린 놈들 머리가 가려워 긁다가 눈이나 찔려라. p273

똑똑한 자는 적을 만들고, 현명한 자는 적과 함께 한다. p279

<Business  일>
제안한 사람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거절은 빨리해야 한다. p288

남에게 입은 은혜는 바로 갚고 복수는 천천히 하자. p293

어떤 일을 할 때는 일 끝난 후 무엇이 남을지 생각하라. 경험인지 경력인지. 이도 저도 아니라면 돈이라도 많이 벌어라. p301

스스로 납득할 수 없는 제품을 가지고 남에게 팔 생각하지 마라. p309

어렵고 힘든 일은 외주로 줘라. p311

<Marketing 마케팅>
우매한 대중이 움직여주니 않으면 똑똑한 니들도 별수 없다. p328

마케터들이 좋아하는 것은 숫자 늘이가. 1g보다는 1000mg!  타우린이 1g 들어 있다면 누가 사 마실까? 비타민 500mg은 0,5g, 나머지 다 향이다. 사기꾼들!

<Boss 사장>
똑똑한 부하 직원을 두고 싶다면 더 많은 돈을 줘야 하고, 동료를 두고 싶다면 인간적으로 대해 줘야 한다. 그렇게 해도 사람은 내 마음과 같지 않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p350

번지점프는 하기 전이 가장 무섭다. 하지만 막상 떨어지고 나면 정신없이 진행된다. 창업은 번지점프대에서 다리를 묶었는지 안 묶었는지도 모르고 떨어지는 것고 같다. p361

고민 없이 살고 싶어 창업하면 세상 모든 고민 짊어지게 된다. 잘 돼도 고민, 안 돼도 고민. p363

직원에게 주인정신을 강요하지 마라. 직원에게는 직원 정신이 필요하다. 시켜야 할 일을 넘어서는 일을 시키지 마라. 그런 일하라고 뽑은 직원이 아니다. p.387

<Communication 소통>
들을 마음이 없으면 말하지 말자. p400

칼집 없는 칼은 나를 다치게 할 수 있고, 생각 없는 말은 나를 곤란하게 만든다. p404

<Self-administer  자기관리>
어린 사람에게도 배울 것이 있는 노인은 어른이며, 새로운 것을 배우지 않는 사람은 늙은 사람일 뿐이다.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지혜로운 처신이 중요하다. p420

모든 사람은 불평등하게 태어나지만 시간만은 평등하다. 내 시간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면 앞으로 고생 좀 할 거다. p427

더 많이 아는 자가 더 많이 악용할 수 있다. p428

<Money 돈>
늘 어제를 기준으로 내일을 예측해 봐야, 어제 물건 산 사람이 단골이 되어 물건 사지 않으면 다 소용없는 일일뿐이다. 손익분기점 같은 건 다 팔았을 때 이야기다. 상인은 신용을 팔고 손해도 팔아야 하며 이익은 꾸준함에서 온다. p439

돈이 나를 사랑하게 해야지, 내가 돈을 사랑하게 되면 돈 이외의 모든 것을 빼앗기게 된다. p441

빚이 10억 있으면 반드시 3년 내에 10억 이상을 갚을 수 있다. 하지만 그냥 10억 벌라고 하면 못 번다. 궁즉통(窮則通)! p444

<Life 인생>
살면서 상처받지도 상처 주지도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새 차의 잔흠집처럼 처음엔 마음 아프다가 점점 단련되는 것일 뿐! p458

이 세상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없고, 꿈이 이루어지면 반드시 인과율의 법칙이 작용한다. 얻은 게 있다면 잃는 것이 생기는 것이다. p460

시대에 적합한 사람의 대부분은 이전 시대에는 필요 없던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p467

악당의 명언★★★ (손호성, 스펙트럼북스,2011.9.20)

Zack's Comment

학창시절 큰 인기를 끌었던 매직아이를 개발한 저자 손호성씨가 3년간 쓴 글을 모아 출판한 <악당의 명언>

이 책에 대한 개인적인 한 줄 평을 남겨본다.
<현실 감각 충만한 짧을 글을 모아 삐딱하지만 개성 있는 시선으로 이 시대를 바라보는 매력>

Wednesday, August 24, 2016

[Zack's BookCafe] 데미안

#2016 14

당시에 나는 흔히들 말하는 대로 우연하게 특이한 피난처를 하나 발견했다. 그라나 실제로 그런 우연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무엇인가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을 발견한다면, 그것은 우연이 아니라 그 자신이, 그 자신의 욕구와 필요가 그를 거기로 인도한 것이다. p134

우리가 누군가를 미워한다면, 우린 그 누군가의 모습에서 바로 우리 내면에 있는 무엇인가를 미워하는 거야. 우리 안에 있지 않은 것은 우리를 흥분시키지 않으니까 p156

우리가 보는 사물들은 우리 내면에 있는 것과 똑같은 것들이지. 우리가 내면에 지니고 있는 것 이외의 현실이란 없어.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토록 비현실적으로 사는 거지. 그들은 바깥에 있는 자기 밖의 모습을 현실로 여기고, 자기 안에 있는 본래의 세계에는 입도 뻥긋 못하게 하니까. 뭐 그러면서도 행복할 수는 있겠지. 하지만 한 번 다른 것을 알면, 그때부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는 길을 가겠다는 선택을 할 수 없다네. p156

데미안★★★★(헤르만 헤세, 이재준, 크눌프,2015.5.18) 

Zack's Comment

1919년 독일의 대문호 헤르만 헤세가 소설의 주인공인 에밀 싱글레어라는 가명으로 <데미안>을 발표해 폰타네상을 수상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소설은 주인공 싱클레어의 열 살에서 20대 초반까지의 평범한 성장 과정으로 시작하지만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한 소년의 정신적 방황과 갈등을 통해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어두운 세계와 밝은 세계. 즉 우리 내부에 공존하고 있는 양면성을 발견하고 과연 어떻게 사는 것이 인간다운 삶인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중요한 것은, 어두운 세계와 밝은 세계, 옳고 그름과 같은 이분법적 기준에 맞춰 자신을 바꿔가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자신의 내면의 모습을 찾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데미안>이라는 작품이 출판된 지 거의 1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한 개인이 인간으로써 성숙해 가는 변함없는 과정이자 숙제인 것이다.

Tuesday, August 9, 2016

[Zack's BookCafe] 어떻게 죽을 것인가

#2016 13

1945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대부분 집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1980년대에 이르자 이 비율은 17%로 줄었다. 이 시기에 어떻든지 집에서 죽은 사람들은 병원에 가지 못할 만큼 갑작스럽게 일을 당했을 공산이 크다 말하자면 중증 심장마비, 뇌졸중, 치명적인 부상을 당했거나 너무 고립되어 있어서 도움을 구하기 어려웠을 거라는 얘기다. 미국뿐 아니라 다른 모든 선진국에서도 노화와 죽음은 병원이나 요양원에서 겪는 일이 됐다. p16

아주 나이가 많은 사람들의 경우,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고 말한다. 죽음에 이르기 전에 일어나는 일들, 다시 말해 청력, 기억력, 친구들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왔던 생활 방식을 잃는 것이 두렵다는 것이다. 실버스톤 박사의 표현대로 "나이가 든다는 것은 계속해서 무언가를 잃는 것"이다. 필립 로스는 소설 에리리맨에서 이를 더 비통하게 표현했다. "나이가 드는 것은 투쟁이 나이다. 대학살이다." p94

젊고 건강할 때는 자신이 영원히 살 것처럼 믿는다. 가지고 있는 기능과 능력을 잃을까 봐 걱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렇게 말하곤 한다. "세상은 내 손안에 있다." "마음만 먹으면 못 해낼 일이 없다." 젊은이들은 현재의 즐거움을 기꺼이 뒤로 미룬다. 이를테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기술과 자원을 얻는 데 몇 년이고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다. 그들은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더 큰 물결에 연결되고 싶어 한다. 어머니와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친구를 비롯한 사회적 관계를 넓히는 일에 몰두한다. 삶의 시야와 한계를 몇 십 년 단위로 판단할 때, 어쩌면 인간에게는 그것이 무한한 것으로 느껴질 수도 있고, 이때 우리는 매슬로의 피라미드에서 맨 위에 자리 잡은 것들, 즉 성취감, 창의성, 그리고 '자아실현'에 필요한 여러 속성들을 추구하고 싶어질 것이다. 그러나 삶의 시야가 축소되어 눈앞의 미래가 불확실하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삶의 초점은 지금, 여기로 변화하게 된다. 일상의 기쁨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 옮겨 가게 되는 것이다. p156

바로 이런 식으로 일이 진행되는 것이다. 우리 할아버지처럼 기댈 수 있는 대가족이 함께 지내면서 그가 선택한 방식으로 살 수 있게 지속적으로 돕는 시스템이 부재한 경우, 우리 사회의 노인들은 통제와 감독이 계속되는 시설에 갇혀 사는 수밖에 없다. 풀 수 없는 문제에 대해 의학적으로 고안된 답이고, 안전하도록 설계된 삶이지만, 당사자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하나도 없는 텅 빈 삶이다. p172

의학은 죽음과 질병에 맞서 싸우기 위해 존재한다는 단순한 시각이 있다. 물론 그것이 의학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다. 그러나 죽음이 적이라고 한다면, 그 적은 우리보다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결국은 죽음이 이기게 되어 있다. 이길 수 없는 전쟁이라면, 우리는 아군이 전멸할 때까지 싸우는 장군을 원치 않는다. p286

왜냐하면 의사들은 할 수 있는 만큼 노력을 다하지 않는 실수를 범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다른 방향에 똑같이 끔찍한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노력을 너무 적게 하는 것만큼이나 너무 많이 하는 것도 한 사람의 삶을 파괴할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p335

우리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대신 오늘을 최선의 상태로 살기로 한 결정의 열매를 눈으로 확인했다. 아버지는 거의 휠체어에 의지하게 됐지만 완전히 사지마비로 치닫던 증세는 어느 정도 멈췄다. 그리고 보행 보조기를 이용해 짧은 거리 정도는 더 잘 걸어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이 모든 것들 덕분에 하루 일상을 예측하기가 훨씬 수월해지면서 더 많은 손님들을 맞을 수 있게 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는 집에서 다시 파티를 열기 시작했다. 끔찍한 종양이 아버지에게 허락한 그 좁은 틈에서나마 살아 낼 여지를 다시 찾은 것이다. p.347

나이 들어 병드는 과정에서는 적어도 두 가지 용기가 필요하다. 하나는 삶의 끝이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다. 이는 무얼 두려워하고 무얼 희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진실을 찾으려는 용기다. 그런 용기를 갖는 것만도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이러저런 이유로 그 진실을 직면하기를 꺼린다. 그런데 이보다 훨씬 더 어려운 용기가 있다. 바로 우리가 찾아낸 진실을 토대로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용기다. 문제는 어떤 것이 현명한 길인지 알기 어려운 때가 너무도 많다는 점이다. 오랫동안 나는 이게 단지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기 어려우면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아는 것도 어렵다. 그러나 나는 우리에게 닥친 문제가 그보다 훨씬 근본적인 데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 우리는 자신의 두려움과 희망 중 어는 것이 더 중요한지를 판단해야 한다. p355

한 사람의 종말이 가까워 오면, 무엇을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할 책임이 다른 사람에게로 넘어가는 시점이 온다. 우리는 그 순간에 대해서 거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이미 어려운 대화를 나눴던 것이다. 아버지는 자신의 이야기가 어떻게 끝나기를 원하는지 상세히 밝혀 두었다. 아버지는 인공호흡기도, 고통도 원하지 않았다. 집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기를 원했다. p384

어떻게 죽을 것인가★★★☆(아툴 기완디,부키(주),2015.5.29)

Zack's Comment

어떻게 죽을 것인가
인도 출신 현직 의사 '아툴 가완디Atul Gawande'가 외과의로써 그이 다양한 경험과 그의 아버지의 죽음을 맞이하는 느꼈던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통찰이 느껴진다.

아이러니(Irony) 하게도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가장 중요한 탄생과 죽음에 대한 개인의 삶의 통제권을 손에 쥐지 못하고, 저마다 다양한 모습으로 자신의 삶을 설계하고 영원할 것 같은 행복을 꿈꾸는 우(愚)를 범하고 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이미 게임은 시작되었고, 죽음과 질병이라는 적은 우리보다 강력함 힘을 가지고, 결국은 죽음이 이기에 되어 있다. 결론이 정해져 있는 삶이라는 게임 속에서 우리는 '죽음'에 대해 언급하기 조차 꺼려한다. 그저 생명 연장를 보장하는 현대 의학에 우리의 죽음을 맡기고 있을 뿐이다.

너무도 어렵고, 불편한 '죽음'이라는 주제를 강렬하고, 통찰력 있게 묘사하는 아툴 가완디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다소 무거운 마음으로 개인적인 한 줄 평을 남겨본다.

"지금 이 순간...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함과 동시에 언젠가 찾아올 '죽음'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인간다운 마무리를 준비하자."

Tuesday, July 19, 2016

[Zack's BookCafe] 동물농장

#2016 12

어떻든, 농장은 점점 부유해졌지만 동물들 자신은 조금도 부유해지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물론 돼지와 개들은 예외였다. 여기에는 돼지와 개의 수가 너무 많은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 동물들도 나름대로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스퀄러가 자신 있게 설명하듯 돼지들은 농장을 지휘 감독하고 조직의 운영을 위해 끊임없이 일했다. 그러나 그런 일의 대부분은 다른 동물들이 너무 무지해서 이해할 수 없는 종류의 일이었다. 스퀄러는 예를 들면 돼지들이 '문서' '보고서' '의사록' '비망록'이라는 신비한 일을 하느라 엄청난 노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것들은 글씨를 빼곡히 쓴 후 단단한 표지로 보기 좋게 장정을 하고, 그렇게 장정이 끝나면 아궁이에 태워버렸다. 이러한 것들이 농장의 복지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스퀄러는 말했다. 하지만 역시 개나 돼지들은 스스로의 노동으로 식량을 생산하는 일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들의 숫자는 너무 많았고 식욕은 언제나 왕성했다. p213 ~214

동물농장★★★☆(조지오웰, 느낌이 있는 책, 2008.6.5) 


Zack's Comment

조지 오웰이 쓴 20세기 최고의 풍자 우화소설

폭압적이고 무능한 '매너 농장'의 주인 존스 씨를 몰아내는데 성공한 동물들은 동물들만의 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을 꿈꾸며 똑똑한(?) 돼지들이 주축이 되어 '동물농장'을 만든다.

"모든 동물들은 평등하다."라는 아름다운 구호를 외치며 모두가 열심히 일하고, 함께 나누는 세상을 꿈꾸는 동물들. 그것은 인간과 동물 모두가 꿈꾸는 '유토피아'일 것이다.

어찌 되었던, 그들만의 <동물농장>은 완성되었고, 그들이 만든 그 세상의 리더 격인 돼지들의 얼굴은 인간들의 얼굴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닮아 있었다. 그들 무리 중에 똑똑했지만 탐욕스러운 그 돼지들의 모습은 바로 인간 사회의 어떤 무리들의 얼굴이었던 것이다.

'창밖에서 지켜보는 동물들의 눈길은 돼지로부터 인간에게, 인간으로부터 돼지에게, 다시 돼지로부터 인간들에게 시선을 번갈아 옮겨며 쳐다보았다. 그러나 이미 어떤 게 어떤 것인지, 돼지가 사람인지 사람이 돼지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본문 중>

Wednesday, July 6, 2016

[Zack's BookCafe] 직언(直言)

#2016 11

세상에는 우리가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것, 전혀 통제할 수 없는 것, 부부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문제는 각기 이 세 가지 범주 중 오직 하나에 속한다. p90

에픽테토스는 말했다. "모욕적인 것은 당신을 괴롭히거나 때리는 사람이 아니라 그들이 모욕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당신의 생각이다." 에픽테토스에 따르면 그러한 판단의 결과 "당신이 원하지 않는 이상 다른 사람이 당신에게 상처 주는 일은 없다. 당신이 상처받는 때는 자신이 상처받았다고 느끼는 바로 그 순간이다." p137

세네카는 묻는다. "왜 살아 있는 동안 사랑받는 존재, 떠났을 때 그리운 존재가 되도록 자신을 만들지 않는가?" 더 보편적으로 말하자면 왜 즐거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도 즐겁지 않은 삶은 사는가? 왜 그렇게 사는가? p159

삶을 성찰하다 보면 사랑과 우정을 포함해 삶의 가장 큰 즐거움의 원천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살면서 가장 부정적인 감정 역시 사람에게서 생긴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p180

일반적으로 스토아 철학이든 여타 다른 철학이든 인생철학을 갖게 되면 일상은 훨씬 더 단순해지고 의사결정은 더 간단해진다. 삶이 제공하는 선택지 가운데 인생철학의 목적을 이루는 데 가장 도움이 될만한 선택지를 고르면 될 테니 말이다. 그러나 인생철학이 없으면 간단한 선택조차 삶의 의미를 좌지우지하는 위기로 변질될 수 있다. 결국 자신이 진정 원하는 바를 확신할 수 없을 때는 무엇을 선택해할지 알기가 어렵다. 그러나 인생철학이 필요한 더 큰 이유가 있다. 바로 철학이 없는 인생은 삶을 통째로 잘못 살 위험이 있는 것이다. p219

직언 ★★★☆(윌리엄 B.  어빈, 토네이도미디어그룹(주), 2012.8.29) 

Zack's Comment

'직언(直言) - 죽은 철학자들의 살아있는 쓴소리'
고대 그리스 로마 철학을 대표하는 스토아 철학을 통해 개인 내부의 이성과 평정심을 유지하며 삶의 의미를 찾아보다.

개인적으로 느낀 스토아 철학의 매력은...
1.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과
2. 부분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일
3. 전혀 통제할 수 없는 일

인생을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문제들을 위 세 가지를 범주로 명확히 분류하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과 부부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면서 삶에 '평점심'을 유지하려는 내면의 이성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죽음이라는 끝을 향해 달려가는 유한한 삶 속에서 개개인의 '인생철학'을 갖게 된다면 그 끝으로 향하는 삶의 여정 속에 진정한 '행복'을 발견하고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는 행운이 함께 할 것이다.

Anyway, the people who own this philosophy is fascinating.

Monday, July 4, 2016

[Zack's BookCafe] 사랑의 기초 세트

#2016 09/10

누군가 외롭지 않냐고 물어오면 "뭐 그렇죠"라고 대답하는 것은 일종의 관성 때문이었다. 외롭다는 감정과 심심하다는 감정이 어떻게 다른지 사람들은 정확히 구별해낼 수 있을까 간혹 궁금해졌다. p89

어떤 관계에서든 더 많이 말하는 사람은 있다. 연인들은 필연적으로 역할을 선택해야 한다. 굿 스피커가 될 것인가 아니면 굿 리스너가 될 것인가. 말할 것인가, 들을 것인가. 던질 것인가, 받을 것인가. 그들이 서로에게 매혹된 원인은, 각각 상대방이 아주 훌륭한 청자(聽者)라고 믿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p114

연애의 종착역이 결혼이어야 할까? 통념상으로야 그럴 것이다. 하지만 질문을 조금 비틀면 문제는 달라진다. '이 연예'의 종착역이 결혼인가,라고 한다면 말이다. 여자친구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준호에게 연애란 비현실적인 어떤 것, 구차한 현실의 저 너머에 존재하는 것이었다. p159

다른 곳에서 발생해 잠시 겹쳐졌던 두 개의 포물선은 이제 다시 제각각의 완만한 곡선을 그려갈 것이다. 그렇다고, 허공에서 포개졌던 한순간이 기적이 아니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p209

사랑의 기초_연인들★★★☆(정이현,(주)문학동네, 2012.5.9) 

에로티시즘이란 결국 벌거벗은 몸과는 그다지 관련이 없다. 그것은 서로가 서로를 욕망하고 있다는 심리적 기대감에서 비롯되는데, 어쩌면 스키복과 모자로 꽁꽁 싸매고 나란히 리프트에 앉아 산기슭을 오르는 두 사람 사이에 존재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놓다. p22

방금 술집에서 만난 상대와 잠자리를 갖지 못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라. 이런 퇴짜에는 나름의 대처 방법이 있다. 반면, 평생을 함께하기로 서약한 사람과 섹스를 할 수 없다는 것, 이것은 훨씬 기이하고 창피스러운 사태다. p23

우리가 남편이나 아내부터 듣는 비판들은 대개 고통스럽지만 진실이다. 싸우다가 한껏 열이 오르면 우리는 종종 다음과 같이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하려 애쓴다. 친구들 대부분이 나는 원래 좋은 사람인데 이렇게 죽자고 싸우는 이유는 오로지, 하필이면 바가지 긁는 저런 인간과 결혼한 탓이라고 여겨줄 거라고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훨씬 암울할 가능성이 높다. 내 친구들은 나의 성격적 결함을 굳이 지적해줄 정도로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뿐이다. p44

어른의 사랑은 아이일 때 어떻게 사랑받았는지를 추측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우리를 사랑하기 위해 무엇을 희생했는지 상상해보는 것이어야 한다. p157

사랑의 기초_한 남자★★★☆(알랭 드 보통,(주)문학동네, 2012.5.9)

Zack's Comment

남녀 간의 사랑의 관한 이야기를 주제로 동서양 작가가 공동기획한 장편 소설
1. 사랑의 기초 Foundation of Love : A Couple's Story  연인들 (글: 정이현)
    <서울의 평범한 30대 남녀, 이준호와 박민아의 1년간의 연애담>
2. 사랑의 기초 Foundation of Love : A Man's Story  (글 : 알랭드 보통)
    <런던의 평범한 40대 유부남 벤이 여섯 살 네 살배기 두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결혼 생활과 사랑 대한 한 남자의 감정>

서울과 영국이라는 서로 다른 물리적 공간에서 벌어지는 너무도 현실적인 남녀 간의 사랑과 연애와 결혼담이 흥미롭다.

남녀 간의 사랑은 '연애와 결혼'이라는 너무도 극명하게 갈리는 현실에서의 괴리를 생각한다면 그 누구도 쉽게 사랑에 빠지지도, 그 사랑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결혼이라는 종착역으로 향하지는 않을 것이다.

1년간의 평범하지만 나름의 열정적인 연애 끝에 결국 헤어지고만 서울의 이준호와 박민아. 그들은 또 다른 사랑은 시작되는가?

운명적인 사랑을 찾아 연애의 해피엔딩을 결혼이라는 이름으로 완성한  런던의 벤과 헬렌. 그들의 사랑은 어떻게 변해가는가?

'연애의 해피엔딩은 결혼인 듯하지만, 결혼의 또 다른 이름은 또 다른 연애를 향한 갈망'이라는 아이러니를 남긴다. 그것은 우리가 알아야 할 '사랑의 기초'는 연애와 결혼 안에는 애초부터 해피엔딩 따위는 없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과 영국의 수많은 남녀, 우리 모두는 아직도 뜨거운 사랑에 목마르다....

Friday, July 1, 2016

[Zack's BookCafe] 7년의 밤

#2016 08


고양이는 천둥이 치기 전에 뇌에 자극을 느낀다고 한다. 인간의 뇌 변연계에도 비슷한 감관이 하나 있다. 재앙의 전조를 감지하면 작동되는 '불안'이라는 이름의 시계. 자리에 누운 후로도 나는 잠을 이루지 못 했다. 째깍대는 초침 소리를 들으며 기억 속으로 뒷걸음질 쳤다. 7년 전 그날, 아저씨와 경찰서에서 헤어진 후로. p18


모욕당하면 분노하는 게 건강한 반응이다. 호감을 받으면 돌려주는 게 인간적 도리다. 내 또래 아이들은 대부분 그렇게 산다. 아저씨는 나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그 문자에서 '그렇게'를 떼어내라고 대꾸한다. 나도 살아야 한다. 그러려면 당황하고, 분노하고, 수치심을 느끼고, 누군가에게 곁을 내줘서는 안 된다. 거지처럼 문간에 서서, 몇 시간씩 기다려서라도 일한 대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세상을 사는 나의 힘이다. 아니, 자살을 하지 않는 비결이다. p29



7년의 밤★★★★(정유정,(주)은행나무,2011.3.23) : Jun 29, 2016

Zack's Comment

오랜만에 500페이지가 넘는 장편 소설을 읽었다.
정유정 작가 특유의 힘 있는 문체에 매료되어 7년이라는 소설 속 시간을 일주일 만에 완독할 수 있었다.

1. 가난한 전직 후보 야구 선수 최현수와  그의 아들 최서원 그리고 억척스러운 아내 김은주.
2. 부유한 집안의 야비한 치과의사 오영제와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그의 딸 오세령과 아내 문하영.

서로 너무도 다른 환경의 두 남자가 그들만의 방식으로 가정을 이루었고, 두 가정은 거부할 수 없는 운명적인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두 주인공 사이의 미묘한 신경적과 영화 같은 극적인 구성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서 '가정'이라는 운명 공동체에 대해 생각해 본다.

최현수와 오영제의 마음속 '가정'은 너무도 다른 모습이지만 그들이 지키고자 했던 그들만의 집요한 가치는 같은 곳을 향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우리네 삶 속에서 저마다 행복한 가정을 꿈꾸지는 평범한 가장의 그릇된 집착의 또 다른 모습인지도 모른다.

결론적으로 두 가정은 불행한 가정사를 맞이한다.
"행복한 가정에서는 행복의 이유가 거의 비슷하다. 그러나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저마다 다양하다."라는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까레리나'의 첫 부분에 나오는 말처럼 너무도 다른 형태의 가정의 모습에서 똑같이 '불행'이라는 운명을 맞이하고 만다.

과연 행복한 가정에서의 비슷한 그 행복의 이유는 무엇인가?

Wednesday, June 22, 2016

[Zack's BookCafe] 정반합

#2016 07

'왜 이 일은 하는가'에 대해 스스로 답을 얻지 못하는 사람은 그 일을 오래도록 잘 할 수 없다. 좋은 근무 조건, 높은 연봉이 어느 정도 성과를 보장할 수도 있지만 몇 년, 몇 십 년 지속되기는 어렵다. 경영자가 50년, 100년 동안 성장하는 기업을 만들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직원들이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할 수 있어야 기업의 지속 경영이 가능하고 그 밑바탕은 '왜 이 일을 하는지'아는 데 있다. p32

사고를 가두는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라!
한 남자가 차를 몰고 가다가 어린아이를 치었다. 차에서 내려 아이를 본 그는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며 절규했다.
"아니, 내 아들이잖아
남자는 서둘러 아이를 차에 태우고 급히 병원으로 향했다. 아이를 수술실로 옮기려던 응급실 의사는 아이를 보더니 깜짝 노라 소리쳤다.
"아니 내 아들이잖아!"
대체 이 응급실 의사는 누구일까? p131

실패는 우리를 절망의 구렁텅이에 몰아넣을 수도 있으나 때로 우리는 실패를 통해 자신의 힘과 가능성을 발견한다. 아무튼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그것이 나를 어느 쪽으로 이끌지 알 수 없다. 특히 무언가를 처음 시도하면 실패는 필연적으로 따라오게 마련이다. 처음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는 약 1,500번이나 실패를 경험한 뒤에야 비로소 혼자 걷는다고 하지 않는가. p212

한 조직의 구성원들이 맡은 역활은 조금씩 달라도 모두 같은 가치를 공유할 경우 그들은 합심해서 목표를 향해 조직을 이끌어 나간다. 이는 커다란 배에 올라탄 선원들이 조타수, 기관사 등 저마다 하는 일은 달라도 같은 목적지를 향해 함께 항해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모든 구성원이 같은 일을 한다는 믿음으로 조직의 가치와 신념을 함께 나누면 그 조직은 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져도 방향성을 잃지 않고 목표로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p241

'바꿔라, 그러면서 바꾸지 마라' Change it, but do not change it. p266

많은 기업이 변화 아니면 안정, 신중한 전략 아니면 높은 품질, 장기적 투자 아니면 단기적 수익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려 한다. 그러나 짐 콜린스가 비전 기업이라고 부른, 장기간 생존하면서 성장하는 기업들은 A 아니면 B가 아니라 A 그리고 B를 추구했고 A와 B 모두를 훌륭하게 결합하는데 성공했다. p283

우리가 개개인의 삶에서 합을 추구하려 할 때 자신에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질문도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이다. 이를 위해 프리드먼은 내가 이제까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무엇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지, 앞으로 내가 인생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지, 목표와 현재 상태를 비교해 무엇이 결여되어 있는지 조목조목 적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실은 이 과정에서 자신이 얼마나 무계획적으로 살아왔는지 깨닫고 놀라는 사람이 아주 많다. p320

정반합★★★(오윤희,(주)비즈니스북스, 2015.10.29) Jun 17, 2016

Zack's Comment

正, 기본에 충실하고
反, 기존 가치를 뛰어넘는 혁신을 하며..
合,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제3의 길을 발견하라

저자가 경영의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이들과의 만남을 반추하며 찾아낸,
오래도록 좋은 기업으로 롱 런(Long-run) 할 수 있는 핵심 키워드 세 가지라고 한다.

좋은 기업, 직장을 선택할 자유를 가진 우리.
그러나 그 좋은 직장에 입사할 권리가 주어지지 않은 현실.

위대한 기업의 일원으로 소속될 수 자격이 없을 수는 있지만...
개인의 삶 속에서 '正反合'의 가치를 찾아갈 수 있다면..
내 삶의 본질을 꿰뚫는 지혜를 통해..
작지만 가치 있는 개인사업자(인생)로 성공할 수 있으리라.

Monday, June 13, 2016

[Zack's BookCafe]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2016 06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 위해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사랑하고 싶다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
혼자 있으면
그 혼자 있음이 금방 들켜 버리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
p16




<저편 언덕>
슬픔이 그대를 부를 때
고개를 돌리고
쳐다보라
세상의 어떤 것에도 의지할 수 없을 때
그 슬픔에 기대라
저편 언덕처럼
슬픔이 그대를 손짓할 때
그곳으로 걸어가라
세상의 어떤 의미에도 기댈 수 없을 때
저편 언덕으로 가서
그대 자신에게 기대라
슬픔에 의지하되
다만 슬픔의 소유가 되지 말자
p69

<여우 사이>
나무와 나무 사이
섬과 섬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어디에나 사이가 있다

여우와 여우 사이
별과 별 사이
마음과 마음 사이

그 사이가 없는 곳으로 가고 싶다

물과 물고기에는 사이가 없다
바다와 파도에는 사이가 없다
새와 날개에는 사이가 없다

나는 너에게로 가고 싶다
사이가 없는 그곳으로
p80

<속눈썹>
너의 긴 속눈썹이 되고 싶어
그 눈으로 너와 함께
세상을 바라보고 싶어
네가 눈물 흘릴 때
가장 먼저 젖고
그리움으로 한숨지을 때
그 그리움으로 떨리고 싶어
언제나 너와 함께
아침을 열고 밤을 닫고 싶어
삶에 지쳤을 때는
너의 눈을 버리고 싶어
그리고 너와 함께
흙으로 돌아가고 싶어
p85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류시화, 1996.10.20) Jun 10, 2016

Zack's Comment

20년 전 류시화라는 시인이 만들어 놓은 '고백과 묘사 그리고 발견'이라는 시약병(試藥甁) 셋.

<사랑>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슬픔>
세상의 어떤 의미에도 기댈 수 없을 때
저편 언덕으로 가서
그대 자신에게 기대라
슬픔에 의지하되
다만 슬픔의 소유가 되지 말자

2016년 6월..
20년 전 류시화 시인이 발견한 <사랑>과 <슬픔>에 대한 울림이 가슴속 깊이 전해지는 것은...
<사랑과 슬픔>이라는 현실과 동떨어져 남은 삶의 무의미한 가치로 생각되었던 그 녀석들이..
아직도 내 몸속 세포 곳곳에 살아 있다는 희망의 반증(反證)일까?

Hey Boys,
Do what you can for your real life.
But never forget "LOVE" in your heart.

Friday, May 20, 2016

[Zack's BookCafe] 오베라는 남자

#2016 05

오베는 59세다. p7

이 세상은 한 사람의 인생이 끝나기도 전에 그 사람이 구식이 되어버리는 곳이었다. 더 이상 누구에게도 무언가를 제대로 해낼 능력이 없다는 사실에 나라 전체가 기립 박수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었다. 범속함을 거리낌 없이 찬양해댔다. 아무도 타이어를 갈아 끼우지 못했다. 전등 스위치 하나 설치 못했다. 바닥에 타일도 못 깔았다. 벽에 회반죽도 못 발랐다. 자기 세금 장부 하나 못 챙겼다. 왜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타당성을 잃어버린 형태의 지식들만 넘쳐났다. p119

예전에 소냐는 오베와 루네 같은 남자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시대를 잘못 만난 사람이라는 것을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들은 인생에서 몇 가지 단순한 것들을 바랄 뿐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머리 위 지붕, 조용한 동네, 똑바로 만든 자동차, 헌신할 수 있는 여성, 제대로 할 일이 있는 직장, 정기적으로 망가져서 언제나 고칠게 있는 집. p370

죽음이란 이상한 것이다. 사람들은 미처 죽음이란 게 존재하지 않는 양 인생을 살아가지만, 죽음은 종종 삶을 유지하는 가장 커다란 동기 중 하나이기도 하다. 우리 중 어떤 이들은 때로 죽음을 무척이나 의식함으로써 더 열심히, 더 완고하게, 더 분노하며 산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죽음의 반대 항을 의식하기 위해서라도 죽음의 존재를 끊임없이 필요로 했다. 또 다른 이들은 죽음에 너무나 사로잡힌 나머지 죽음이 자기의 도착을 알리기 훨씬 전부터 대기실로 들어가기도 한다. 우리는 죽음 자체를 두려워하지만, 대부분 죽음이 우리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데려갈지 모른다는 사실을 더 두려워한다. 죽음에 대한 가장 큰 두려움은, 죽음이 언제나 자신을 비껴가리라는 사실이다. 그리하여 우리를 홀로 남겨놓으리라는 사실이다. p436

오베라는 남자★★★★(프레드릭 배크만,2015.5.20) : May 20, 2016

Zack's Comment

'Manner Makes Man'
화제의 영화 '킹스맨'의 유명한 대사가 유행한 적이 있다.
왠지 멋져 보이는 멘트에 영화 속 콜린 퍼스와 함께 '멋지고 매너 있는 남자'가 대세였던 2015년을 기억한다.

A MAN CALLED OVE.
오베라고 불리는 남자는 거칠고 투박하고, 매너 없는 말투와 행동이 몸에 배어있다.
59세의 불안정한 나이의 오베라고 불리는 까칠한 스웨덴 남자는 사랑하는 아내가 죽은 후, 자살을 결심한다.

'평범하지 않는 성격으로 항상 분쟁의 중심에 서 있는 그와 주변 이웃들과의 소소하지만 아름다운 이야기'

세상의 변화에 발맞춰 나가지 못하고 59세의 인생에 구식이 되어버린 남자.
그는 자신의 인생을 책임질 줄 알고, 한치의 오차도 없이 그만의 방식으로 묵묵히 세상을 걸어간다.

이 시대와 동떨어진 구식의 남자 오베를 통해...
세상이 원하지 않아, 우리가 그동안 잊고 있던 투박하지만 멋진 상남자의 향기와
진정으로 '사랑'할 줄 아는 옛날 남녀의 진짜 사랑 이야기에 가슴이 따뜻해진다.

Monday, May 16, 2016

[Zack's BookCafe] 직관하면 보인다

# 2016 04

서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은 내가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을 때 상대방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어느 집에나 기둥 같은 존재가 있다. 강한 누군가가 버티고 있는 집은 아무리 힘든 위기도 이겨낼 수 있다. 그의 마음이 건강하고, 지혜로운 '공명의 선순환'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p69

몸이 쓸 수 있는 에너지가 정해져 있듯이 사람의 마음에도 수용하고 발산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이 정해져 있다. 한없이 기뻐하거나 슬퍼하고 분노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영원할 것 같은 감정의 격랑도 때가 되면 시들해지는 것은 그 채워야 할 양을 모두 채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은 누군가를 좋아할수록 오히려 속도를 늦춘다. 감정을 한꺼번에 꺼내 쓰면 사랑도 빨리 고갈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p83

어두운 방에 전등 스위치를 켜면 그 방에 있는 모든 가구와 물건이 한눈에 보이듯, 그 눈을 통해 나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하게 되었다. 논리와 판단에서 직관과 공감으로 세상은 이해할 수는 없어도 공감할 수 있는 것들로 이미 가득 차 있다. p163

우리의 삶에는 자석의 욕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내 극성을 바꾸지 않고도 원하는 것을 끌어당기는 또 다른 방식이 있다. 태양과 지구처럼, 지구와 달처럼 나와 대상이 공전하는 것이다. 삶의 밀도가 높아질수록 내 삶은 무언가를 끌어당길 수 있는 강한 중력의 힘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내가 가진 힘과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대상을 만났을 때 일정한 궤도를 그리며 그 주위를 평화롭게 공전하기 시작한다. p173

직관하면 보인다★★★(신기율, 2015.5.27) : May 13, 2016

Zack's Comment

직관(直觀)
명사
1 .<교육> 감관의 작용으로 직접 외계의 사물에 관한 구체적인 지식을 얻음.
2 .<철학> 감각, 경험, 연상, 판단, 추리 따위의 사유 작용을 거치지 아니하고 대상을 직접적으로 파악하는 작용.

자연은 커다란 자연재해가 일어나기 전에 반드시 신호를 보낸다고 한다. 실제로 쓰나미가 있었을 때 땅과 바다의 심상치 않은 파동을 느낀 동물들은 모두 산으로 내달렸다. 그러나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집채만 한 파도가 닥치고 건물이 무너지는 그 순간까지 아무것도 알지 못 했다.

언어가 발달되기 이전에는 인간에도 동물과 같이 자연의 소리를 느낄 수 있는 본능과 직관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과학 문명의 발달과 함께 우리는 그 본능과 같은 내면의 소리를 들을 필요가 없어졌고, 모든 문제를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고자 하는 미명(美名) 아래 정작 중요한 우리 자신 깊은 곳에서 전해오는 그 '직관'의 울림을 무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무리 생각해도 원인을 알 수 없는 스트레스와 신체의 변화를 느낄 때가 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운동을 하며 마음을 편하게 가져보려 하지만 쉽지 않음을 느낀다. 그 원인을 외부에서 찾으려는 노력을 중단하고, 내 몸과 마음 어디에선가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 보자. '논리적인 분석과 판단'이라는 날카로운 도구를 잠시 내려놓고, '직관과 공감'이라는 마음 깊은 곳 그 울림에 귀 기울여 보자.

직관(直觀)하면 보이다.

Monday, May 9, 2016

[Zack's BookCafe]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 2016 03

1. 1. 인간은 주무르는 대로 만들어진다... 15
   B. F. 스키너의 보상과 처벌에 관한 행동주의 이론

2. 사람은 왜 불합리한 권위 앞에 복종하는가? …49
   스탠리 밀그램의 충격 기계와 권위에 대한 복종

3. 엽기 살인 사건과 침묵한 38명의 증인들... 95
   달리와 라타네의 사회적 신호와 방관자 효과

4. 사랑의 본질에 관한 실험... 119
  해리 할로의 애착 심리학

5. 마음 잠재우는 법... 147
  레온 페스팅거의 인지 부조화 이론

6. 제정신으로 정신 병원에 들어가기... 175
  데이비드 로젠한의 정신 진단 타당성에 관한 실험

7. 약물 중독은 약의 문제인가, 사회의 문제인가?... 199
  브루스 알렉산더의 마약 중독 실험


8. 우리가 기억하는 기억은 진짜 기억인가?... 233
  엘리자베스 로프터스의 가짜 기억 이식 실험

9. 기억력 주식회사... 269
  기억 메커니즘을 밝혀낸 에릭 간델의 해삼 실험

10. 드릴로 뇌를 뚫다... 299
  20세기의 가장 과격한 정신 치료

스키너의 심리상자★★★★(로렌 슬레이터,2005.7.20) : May 4, 2016


Zack's Comment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작가, 로렌 슬레이터가 밝히는 20세기 대표적인 심리학자와 정신 의학자들의 심리 실험 10편.

'인간은 왜?'라는 작은 의문에서 시작된 용기 있는 심리학자들은 다소 과한 실험들을 통해 인간 내면의 '그것'을 알고 싶어 한다. '그것'은 인간의 자유 의지와 복종, 군중 심리와 방관자 효과, 기억 메커니즘, 스킨십의 힘, 정신 진단의 타당성 등 인간 심리와 관련된 주제들이다.

때때로 '나는 그때 왜, 그랬을까?'라는 자문을 하며 내 심리 상태를 점검하곤 한다.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나의 행동 뒤에 숨은 동기와 심리는 무엇인가?
저 깊은 암연(暗然)의 그곳에 자리한 '그 동기와 심리'의 실체를 들여다볼 수 있다면
인생사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후회들을 최소화할 수 있을까?
그 후회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인생은 과연 더 나은 삶이라 확신할 수 있을까?
알 수 없다. 그렇기에 '인생'에도 인간 '심리'에도 정답이 없다는 것이 가장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이유이다.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속 20세기 위대한 심리학자들의 괴팍한 실험들을 엿보며 실체가 없기에 생각할수록 더욱 어렵지만 매력적인 '심리학'이라는 학문에 흥미를 가져본다.

Thursday, April 28, 2016

[Zack's Message] 선택과 집중 그리고 습관















인생은 무엇인가?
매 순간 우리의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고 있다고 자신하는가?

산다는 것은 선택의 연속이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선택을 강요 받으며 우리네 인생의 퍼즐을 맞춰가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아침은 먹을 것인가? 
먹는 다면 무엇을 먹을 것인가?
그 음식이 장기적으로 내 건강에 도움이 될까?

회사를 다닌다. 
어떻게 다닐 것인가?
하루하루가 피곤하니 그냥 적당히 시간을 때울까?
힘들더라도 조금 더 생산적인 결과물를 위해 노력해 볼까?

결혼을 한다.
남들 다 하는 결혼인데 여자 친구도 있다. 
나이도 차고 했으니 이 여자와 결혼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아니야. 이 여자는 장기적으로 나와 맞지 않을 확률이 높으니 힘들더라도 
이별을 선택 하는 게 좋을까?

오늘 하루.
어제도 큰 문제없이 잘 살았으니… 
오늘도 어제와 같이 살면 될까?
아니야, 표면적으로 문제는 없었지만 더 낳은 미래를 위해 
어제의 잘못된 선택을 찾아보고,
바로 잡아야 할까?


'출생,성별,성장배경'과 같은 타의적 결과물을 제외한 '삶'이라는 도화지 위에 우리는 저마다의 자의(선택)에 의해 그림을 그려 나간다.

인생을 좌우하는 큰 선택 혹은 너무도 작은 일상의 선택을 우리는 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 선택에 책임은 우리 자신에 있다. 너무도 공평하고 논리적이다.

중요한 것은..
그 책임이라는 녀석은 우리가 선택한 그 순간에 바로 나타나질 않는다는 것이다.그래서 우리가 택한 그 선택이 잘못 되었는지 조차 알지 못한 채 또 다른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나간 과거(선택)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현재의 자신을 합리화 하는 경향이 있는 듯 하다.그 지나간 과거들은 우리 자신의 의지에 의한 선택이었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지는 방법으로 자기 합리화를 택하는 편이 수월하다.

과거의 그 순간 우리는 정말로 어쩔 수 없는 최선의 선택만을 했었을까?
No. 우리는 알파고(Alpago)가 아닌 인간이기에 불가능한 미션이다.

아마도 매 순간 올바른 선택만을 위한 삶을 산다면 그 삶은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신경 쇠약 증세로 이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혹은 잘못된 선택을 인지하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

거창한 인생의 담론이 아닌, 평범함 삶 속에서 해답을 찾아보자. 우리는 너무도 당연한  하루를 받아 들이고, 몸에 익은 방식의 지름길을 찾아 간다. 그 지름길은 언제나 같은 방식으로 빠르게 선택을 강요하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 듯 하다. 그 지름길을 우리는 '습관'이라 부른다. 그 습관이라는 지름길은 우리의 작은 선택에 기인하다.

이 지점에서 해답을 찾아보려 한다.
우리는 그 지름길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너무도 당연히 받아 들였던 그 지름길이 올바른 선택이 였는지?
그 선택이 잘못되었는지 점검하고, 다른 길을 찾아 보아야 한다.

또 다른 그 길(선택)은 낯설고, 가기 싫은 길일 확률이 높다.
그러나 신중히 다시 찾아낸 새로운 선택에 '집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은 '선택과 집중'이 함께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공식에 부합하다.

'선택'은 신중하게 하고, 선택 후에는 '집중'할 수 있는 의지가 필요하다.
설사 그 선택이 잘못되었다고 할지라도 '집중'할 수 있는 열정과 꾸준함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그 결과가 '실패'로 돌아오더라도 우리는 또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지혜를 가질 수 있다.

'선택'도 '집중'도 없는 자의식이 결여 된  반복된 일상을 피하려 노력하자.

삶을 좌우하는 커다란 결정(결혼,진학,취업 등)에 우리의 인생이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커다란 결정의 원동력은 지루한 일상의 반복된 삶의 작은 선택들의 결과물인 것이다.
너무도 평범한 하루의 선택을 소중히 하고, 그 소중한 선택에 집중하는 날들이 모인다면…
다가올 인생의 커다란 결정 앞에 우리는 당당한 모습으로 삶을 주도적을 이끌어 갈 수 있다.

일상의 작은 선택과 집중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원동력은 '선택과 집중'을 습관화 하는 것이다. 올바른 선택과 집중을 습관화 한다면 그 반복된 '습관'의 마법으로 멀지 않은 미래에 한 층 성숙한 '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선택(選擇)과 집중(集中) 그리고 습관(習慣)'
Just Do it !

Thursday, April 21, 2016

[Zack BookCafe] 리더를 위한 한자 인문학

#2016 02

1부 : 리더는 정수리가 차가워야 한다. 

企 [바랄 기] : 빠르게 가기보다 바르게 가라.
바쁘다는 것을 뜻하는 한자 망(忙)을 살펴보라. 마음 심(心)과 망할 망(亡)이 합쳐져 있다. 도망가는 사람의 마음 또는 마음이 도망가 사라진 상태라 풀이할 수 있다. 기업가를 영어로 'businessman', 한자로는 '企業家'라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영어보다는 하나 표현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비즈니스맨은 말 그대로 바쁜(busy) 사람이다. 반면에 기업가란 어떤가. 기업가의 기(企)는 바란다는 뜻이다. 사람 인(人)과 그칠 지(止)가 합쳐져 있다. 글자 구성에서도 벌써 한 줄기 시원한 바람과 여유가 느껴지지 않는가. 사람이 멈추어 발돋움하고 멀리 바라보는 모습이다. 바쁠 망(忙) 자를 볼 때보다 한결 그윽한 느낌이다. 기(企)란 글자에는 성찰하는 의미가 담긴 반면, 비즈니스맨은 '바쁘게'만 부각된다. 동분서주하는 황망함만이 느껴진다. p18

해결해야 할  문제가 넘쳐날수록 필요한 것은 속도를 내는 것이 아니다. 차에는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가 모두 필요하다.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는 문명의 이기가 아니라 공포의 흉기일 뿐이다…..  당신의 브레이크는 안전한가? 도망가는 사람처럼 늘 쫓겨 마음이 망(忙)한 상태는 아닌가? 바르게 가고 있는가, 빠르게 가고 있는가? p19

規則 [규칙] : 법처럼 무섭지 않고, 덕처럼 무르지 않은
법으로 겁을 주지도 않고, 덕으로 시간을 지체하지도 않으면서 양수겸장(兩手兼將)의 효과를 누리는 방법은 없을까? 이때 택할 수 있는 대안이 규칙(規則)을 바꾸는 것이다. 합리적이고 올바른 규칙은 법의 팍팍한 면과 덕의 완만한 면을 보충하며 변화를 촉진한다. 정(政)에서 강제력(攵) 없이 정(正)하게 한다. p22

규칙(規則)의 어원을 살펴보자. 규(規)는 성인 남자(夫)가 보는 시각(見)이란 뜻이다. 칙(則)은 조개 패(貝)와 칼 도(刂)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서 패(貝)는 솥 정(鼎)을 뜻한다. 문자를 청동솥에 칼로 새긴다는 뜻이다. 종이를 발명하기 전에 중요한 서류를 종(鍾)이나 솥에 새겨 넣었던 당대의 풍속을 엿볼 수 있다.p22

조직에서든 룰을 창조하는 이가 승자가 되고 리더가 된다 지금의 국면을 바꾸고 싶은가? 덕은 답답하고, 법은 빡빡해서 고민인가? 그렇다면 '성과 게임'의 규칙을 바꿔보라. 그것이 정(政)에서 강요(攵, 매질할 복) 없이 자발적으로 변하게 하는 리더십의 비밀이다. 자(ruler)를 가진 자, 만드는 자가 진정한 통치자가 되는 법이다. p26

德 [덕 덕] : 곧게 가고자 하는 마음
덕(德)의 일부인 직(直)에서 눈 목(目) 위의 표시는 물건이 곧은지 아닌지 눈앞에 무엇인가 대고 자세히 측량해본다는 뜻이다. 곧은지 여부를 따져야 하는 것은 군자가 늘 가져야 하는 됨됨이다. p28

신뢰를 뜻하는 영어 단어 'trust'의 어원은 '편안함'을 의미하는 독일어의 'trost'에서 연유됐다. 이 단어의 동사형인 'entrust'는 '맡기다.' '위탁하다'라는 뜻이다. 편안함의 의미가 더 구체적으로 와 닿지 않는가. 신뢰란 한마디로 믿고 따르고, 맡기고 위탁해도 편안해 뒷골이 당기지 않는 것이다. 지금 당신은 사람의 말로 신뢰를 쌓고 있는가(信), 아니면 으르렁거리며(狺, 으르렁거릴 은)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는가? p40

臣民 [신민] : 무엇이 그들을 고개 숙이게 하는가
신하 신(臣]은 원래 노예를 뜻했다. 후대에 와서 왕 앞에서는 결국 누구나 아랫사람인 동시에 노예와 마찬가지이므로 절대복종의 의미가 투영돼 신하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사람이 똑바로 서 있을 때에는 눈 모양이 가로이지만 고개 숙인 사람의 옆 모양을 보면 눈이 세로 형태다. 그래서 눈을 세로로 표현한 것인 신(臣)이다. P41

백성 민(民)은 이보다 더 비참하다. 한쪽 눈을 날카로운 도구로 찌르는 모습을 상형한 것이다. 전쟁에서 패배한 포로로 구성된 노예들을 나타낸 글자다. 전쟁노예가 된 포로들은 승자의 명령에 순순히 따르지 않았다. 그래서 노동력은 남겨두고 전투력만 없애기 위해 노예의 한쪽 눈을 상하게 하여 거리 감각을 잃게 했다. p43

이와 달리 노려볼 간(艮)은 '눈을 크게 뜨고 머리를 돌려 노려보는 모습'을 그린 글자다. (주인에게) 눈 똑바로 뜨고 마주 본다는 것은 그 자체로 기존 질서에 어긋난다.  그래서 간(艮) 자가 들어간 글자는 대부분 의미가 부정적이다. 한계 한(限), 어려울 간(艱), 원망할 한(恨), 다툴 흔(很) 등이 예다. P43

사람들 사이에 시비가 붙을 때 흔히 "어디서 눈 똑바로 쳐다보냐"라고 한다. '눈치만 있어도 어디서 먹고산다'고도 한다. 신(臣)과 민(民)을 보면 사람의 당당함은 똑바로 바라보는 눈에서 오고, 비굴함 역시 내리뜨는 눈을 통해 드러난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명줄이 무서워 눈을 똑바로 뜨지 못했다면 요즘은 밥줄이 무서워서 눈을 내리깐다. 사슴이 목이 길어 슬프다면, 신하는 눈 한 번 똑바로 뜨지 못해 애처롭다. p44

水 [물 수] : 언제나 빈 웅덩이부터 채운 후 흐른다. 
물 수(水)는 물이 흘러가는 모양의 상형이다. 가운데 큰 물줄기가 흐르고 양쪽으로 작은 물줄기라 흐르는 모습이다. 보통 강(江)이나 하(河)의 지류를 일컫는다. 강(江)에는 '반듯하다'라는 뜻의 공(工) 자가 붙어 물줄기가 비교적 곧은 것, 하(河)는 물 수에 가(可)를 붙여 굽는다는 뜻이 있다. 양자강(揚子江)은 곧게 흐르는 물이고, 황하(黃河)는 굽이쳐 흐르는 물이다. 수(水)보다 작은 것은 내(川)다. 양쪽 골짜기 사이로 흐르는 물줄기를 말하다. P45

노자는 물로부터 배워야 할 덕을 3가지로 꼽는다. 첫째는 만물을 이롭게 한다. 둘째, 흐르는 물은 선두를 다투지 않는다. 즉 조화다. 산이 막으면 돌아가고 큰 바위를 만나면 나누어 지나가고, 웅덩이를 만나면 다 채우고 난 다음 뒷물을 기다려 앞으로 나아간다. 셋째, 물은 늘 아래로 흐른다. 즉 남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 소외된 곳으로 흐르는 겸손함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최고의 선은 물과 같고, 부드러운 물이 결국 강한 것을 이기게 되는 것이다. 생명을 살리고, 그러기 위해 아래에 머무르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 겸손함, 그것이야말로 물의 핵심 역량이다.  p49

忠 [참마음 충] : 흔들리는 마음에 깃발을 꽂는 것
걱정 환(患)을 보자. 꿸 관(串)과 마음 심(心)이 합쳐진 글자다.  관(串)은 생김새에서 볼 수 있듯 산적, 어묵 같은 것을 꿰어놓은 모양이다. 마음에 시름과 걱정이 꼬챙이처럼 꽂혀 잠시도 헤어나지 못하니 얼마나 스트레스이겠는가. p50

충성이라 하면 흔히 '하라면 해'의 일방적 맹종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진정한 충성은 맹종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과 열정을 다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먼저 열성을 다하지 않는 사람이 남에게 충성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p51

충(忠)은 가운데 중(中)과 마음 심(心)으로 구성돼 있다. 중(中)은 해(日)의 변형이라는 설도 있고, 바람의 방향을 측정하기 위해 장대를 달아놓은 판이라는 설도 있다. 그러나 자신의 씨족을 표시하기 위해 깃발에 상징 부호를 그려 넣었다는 <주례(周禮)>의 기록을 볼 때, 이는 씨족을 상징하는 깃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과거에는 집단 안에 중대사가 있으면 넓은 터에 먼저 깃발을 세우고 민중을 집합시켰다. 깃발이 꽂힌 곳이 중앙이자 중심이었다. 이처럼 중(中)은 단지 가운데 위치를 정하는 것을 넘어 기준과 표준의 의미를 지닌다.  심(心)은 '심장'의 상형이다. 중국인들은 생각이나 감정이 모두 머리가 아닌 심장에서 나온다고 여겼다. 인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심장이다. 그 마음에 중(中), 기준의 깃발을 꽂는 것이 바로 충(忠)이다. 충(忠)을 가질 때 사람은 오르락내리락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거나 걱정의 꼬치구이 혹은 전기 통닭구이가 되는 환(患)에서 벗어나 평정을 회복할 수 있다.  p52

疑 [의심할 의] : 여우는 의심이 많아 결단하지 못한다
의사결정 장애를 일으키는 의심할 의(疑)의 생김새를 살펴보자. 이 글자는 '비수 비(匕) + 화살 시(矢) + 소 우(牛) + 발 필(疋)'의 조합이다. 이 4가지 요소에서 어떤 이야기가 연상되는가. 비(匕)는 지팡이를 뜻하고, 갑골문에서  화살 시(矢)는 소 우(牛)를 가르킨다. 발 필(疋)은 멈춰 헤아리는 모습이다. 즉  갈림길에서 자신의 소가 어느 쪽으로 갔는지 몰라 두리번거리는 모습에서 의(疑)라는 글자가 나왔다. p54

리더에게 조심성과 신중함은 필수다. 하지만 '돌다리도 두들겨 건너는 조심성'을 지나치게 발휘하다가는 적시의 타이밍을 놓치기 쉽다. 일찍이 공자도 소심하고 우유부단한 노나라 대부 계문자가 "어떤 일을 결정할 때 3번씩이나 생각한 다음에야 실행에 옮긴다"는 마을 듣고 "두 번 정도만 고려하면 괜찮다(再斯可矣)"고 했다. 완벽을 추구하느라 지나치게 신중하면 아무 일도 못한다. 판단이 섰으면 마음속에 있는 의심을 지워내고 과감히 실행할 차례다. p57 

미국의 전 국방장관 콜린 파월은 "정보의 범위가 40~70% 사이에 들면 직감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라고 했다. 맞을 기회가 40% 미만인 정보라면 움직이지 말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100% 확실한 정보를 갖게 될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다는 뜻이다. 의사결정을 하다 보면 정보가 충분하지 않고 시간에 쫓기는 수도 많다. 대개의 결단은 '좋은 것과 나쁜 것' 사이의 선택이 아니라 크든 작든 리스크를 않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처럼 시간과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나름대로의 결정 기준과 원칙이 명확한가 여부다. p57

煩 [번잡할 번] : 정수리가 뜨거우면 옳은 결정을 할 수 없다 
번거로울 번(煩)의 글자 모양이 이유를 설명해 준다. 번은 정수리(頁,머리 혈)에 열(火)이 나는 상태다. 말 그대로 스트레스 상황이다. 정수리에 열이  펄펄 나서 뜨거운데 의사결정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말 그대로 머리에 열이 나는데 머리를 식히지 않고 되겠는가. 번(煩)은 우연히도 'burn'과 음이 같다. 머리에서 김이 날 정도로 번다(煩多)하면  번 아웃(burn-out) 증후군에 걸리게 된다. p59

활시위를 잔뜩 당긴 채 그대로 두면 늘어져 탄력이 없어진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허구한 날 팽팽하게 당겨진 채 살다 보면 쓰러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바빠도 이완된 나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충전 타임을 가진 사람과 방전만 하는 사람은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p62

休 [쉴 휴] : 혹사보다 호사가 창조적이다.
쉴 휴(休)는 글자 그대로 사람(人)이 나무(木) 밑에서 쉬는 모습이다. 마을 길목을 지키고 선 커다란 미루나무 아래에서 부채질하며 한가롭게 쉬는 모습이 떠오르지 않는가. 겨를 가(暇)는 날 일(日)과 빌릴 가(叚)가 합쳐진 글자다.  휴가는 스스로에게 겨를을 줘서 여유를 가지는 계기다. 이런 점에서 휴(休)는 그칠 정(停)과는 다르다. 여유를 가지고 돌아보는 것이다. 비워야 채울 수 있다. p65 

베스트셀러 <몰입의 즐거움>을 통해 행복에 이르는 과정을 널리 알린 미하이 칙센 트미하이는 "자유시간을 즐기는 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며 별다른 기술도 필요하지 않다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하지만 반대다. 여가를 효과적으로 쓰는 방법을 알지 못하면 아무리 여가가 생겨도 삶의 질이 높아지지 않는다. 여가를 효과적으로 쓰는 것은 자동적으로 주어지는 기술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자유시간을 즐기기가 일하기보다 어렵다. p67

懼 [두려워할 구] : 새가슴으로 쫄지 말라
두려워할 구(懼)는 마음 심(心)과 놀랄 구(瞿)로 이루어졌다. 마음(心)으로 놀라 눈이 동그래졌다(瞿)는 의미를 가졌다. 새는 일부 맹금류를 제외하고는 먹이사슬이 약자여서 언제 포식자에게 잡아먹힐지 몰라 항상 경계한다. 조금만 낯선 소리가 들려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사방을 둘러본다. 볼 관(觀)도 황새 (雚,황새 관)가 눈을 크게 뜨고 있는(見) 모습을 본뜬 글자다. 흔히 말하는 '새가슴'의 상태가 바로 구(懼)다. p83

총각네 야채가게의 이영석 사장은 "세상의 일은 3가지로 나뉜다"라고 말한다 내가 할 일, 상대가 할 일, 그리고 하늘이 할 일이다. 그는 상대가 할 일, 하늘이 할 일을 걱정하고 안될까 봐 새가슴이 돼 내 일을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을 걱정하느라 애면글면 '새가슴'이 돼 걱정하느니, 내가 할 일에 집중한다는 이야기다. 그것이 바로 리더가 가져야 할 진정한 용기다. p85

2부 : 리더는 살피고 궁리하는 자다

愚 [어리석을 우] : 나를 낮출수록 사람이 보인다
어리석을 우(愚)는 긴꼬리원숭이 우(禺)와 마음 심(心)이 합해진 글자다. 이에 대해 재미있는 해석이 있다. 긴꼬리원숭이의 꼬리가 유독 긴 것은 숲을 지날 때 꼬리를 들어 동료들이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 원숭이들은 집단생활을 하며 친화력이 강하다. 친화력을 강화하려면 자기를 낮추고 부족한 듯 보여야 한다. 이런 화합의 마음 때문에 우(愚)에 음뿐 아니라 뜻에서도 우(禺)가 들어갔다는 것이다. 어리석음이 협력하는 마음을 낳는다는 것이다. p94

사람들은 자신이 잘 모른다는 사실을 솔직히 털어놓기 어려워한다. 심지어 그 사실을 감추리 위해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지어내기도 한다…..    이 같은 인간의 본성을 거슬러 어리석음을 받아들이고 개선하는 것이야말로 발전의 출발점이다.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은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면 아무리 뛰어난 스승이 불편의 진리를 가르쳐 준다 해도 소용없다. p96

知 [알 지] : 화살처럼 빠르게 알아들을 수 있는 것
지(知)를 인수 분해하면 '화살 시(矢) + 입 구(口)'다. 화살의 대표적 속성은 빠름의 속도, 과녁을 뚫는 관통, 두 가지다. 이 때문에 지(知)의 자원에 대해서도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말귀를 알아듣는 것도, 그것을 이해해 말로 표현하는 것도 쏜살같이 빠른 것이 바로 '아는 것'이란 설명이다. 두 번째는 화살이 과녁에 명중하듯 날카롭게 판단해 말할 수 있는 능력을 일컫는다. 그러나 지(知)의 글자 원리에서 강조하는 것은 속도가 아니라 심도다. 지식이 지(知)라면 지(智, 지혜 지)는 세월(日)이 더해져 숙성된 지혜라는 해석도 여기서 비롯된다. p98 

工夫 [공부] : 노력과 시간이 모두 필요한 작업
공부란 훌륭한 사람(夫, 사내, 지아비 부)을 만드는(工) 수련 과정이란 뜻이다. p104

바쁘다는 핑계로 자기 혁신의 공부를 게을리할 때 바로 정체와 후퇴가 온다. 공부는 고문에 가까운 공력이 필요한 동시에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 같은 일상의 과정에서 틈을 짜내해야 하는 별도의 여가활동이기도 하다. 당신은 명실상부한 마스터의 경지에 이른 '功夫'가 되기 위해 얼마나 '工夫' 하고 있는가? p106

習 [익힐 습] : 하수가 고수가 되는 유일한 방법
습(習)은 알을 깨고 나온 어린 새가 날개(羽 깃 우)를 퍼드덕거리며 자주 나는 것이다. 즉  '나는 법은 이런 거구나' 하고 머리로 아는 데서 그치지 않고 몸으로 익히기 위해 실행해보며 끊임없이 퍼드덕거린다는 뜻이다. 깃 우 밑의 부수는 날 일(日)로 보아 '해 아래에서 여러 번'으로 풀이하거나, 또는 스스로 자(自)의 모양이 변해 백(白)이 되었다고 보기도 한다. P117

지금 혹시 재능이 없다고 포기하려 하지 않는가. 새의 날갯짓을 보라 스스로 날기 위해 수백 번이고 연습하지 않는가. 배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익혀야 내 것이 된다. '익숙하다'와 '익히다'는 뿌리가 하나다. 익히지 않고서는 결코 익숙해질 수 없다. P1118

慣 [버릇 관] : 습관을 조심하라, 당신의 운명이 된다.
관(慣)은 버릇이란 뜻을 가진 글자로, 옛사람들은 버릇을 마음에서 비롯되는 행위로 보았다. 그래서  마음 심(心)이 있다. 관(慣)은 발음 요소로 보는 경우도 있고, 동전꾸러미를 하나로 꿰 놓은 듯 일관(一貫)된 행위를 하는 버릇이라는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P119

생각을 조심하라. 그것이 당신의 행동이 될 수 있다. 
행동을 조심하라. 그것이 당신의 습관이 될 수 있다.
습관을 조심하라. 그것이 당신의 성격이 될 수 있다. 
성격을 조심하라. 그것이 당신의 운명이 될 수 있다. P120

우리의 행동은 작은 습관들이 덩어리져 만들어진다. 뇌 속에서 개별 행동의 '회로'가 만들어지는 데는 3주, 이 행동이 반사적으로 나오게 되는 데는 6주, 완전히 자신의 습관으로 굳어지는 데에는 100일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처음에는 힘들지언정 의식적으로라도 특정 행동을 반복하게 되면 석 달 남짓한 기간 후에는 달라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단, 습관은 양날의 검이다. 좋은 습관은 삶과 조직을 업그레이드 시키지만, 나쁜 관성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후퇴시킨다. P121

實行 [실행] : 꿈을 위해 길을 떠나는 사람
한자어 '實行'에는 이런 뜻이 담겨 있다. 열매 실(實)의 옛 글자는 집 면(宀]과 밭 전(田), 조개 패(貝)로 구성되어 있다. 집 안에 곡식과 화폐가 가득 들어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實의 원래 뜻은 집안에 곡물이 '가득 차다'이다.  한편 갑골문에서 갈 행(行)은 사람들이 항상 다니는 사거리의 모양을 본뜬 것으로 '길'이란 뜻이다. 이것이 후대로 오면서 '거리', '가다', '움직이다'의 뜻이 파생되었다.  p123

이 두 글자의 뜻풀이를 합치면 實行은 '집안에 곡물과 재물이 가득 차게 하려면 움직여야 한다'는 뜻이 된다. 성과(成果)가 들어간 것에도 씨앗을 뿌리는 행위가 있고서야 열매를 거둘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成果는 實行과 일란성 쌍둥이다. 뿌려야 거둔다. 움직여야 생기는 것이 있다. 實行이라는 글자에는 이처럼 인과응보의 법칙, 나아가 결실을 거두기 위해서 길을 떠나는 꿈과 의지가 담겨 있다.  p123~4

野 [들야] : 광야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가 살아남는다
들 야(野)는 마을(里)과 확연히 구별되게 커다란 나무(子)가 우뚝 서있는 모습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보편적으로 野는 마을과 떨어져서 꾸미지 않는 본래 모습의 들, 벌판을 가르킨다. P128

외부의 적보다 무서운 것은 내부의 적이다. 안전지대에 적당히 머무르고자 하는 욕망이다. 복닥복닥하게  사는 안전지대를 넘어 광야를 두려워하지 않는 본연의 야성을 길러야 한다. 적자생존의 맹(猛)만이 저 거친 광야를 가로질러 살아 남을 수 있다. 야망의 야(野)와 들판의 야(野)가 같은 글자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야망을 가져라. 야성을 잃지 말라. p130


3부 : 리더는 밥, 법, 북으로 움직인다

會 [모일 회] : 지식, 의식, 상식이 모이는 자리를 만들어라
모일 會는 시루 따위의 도구를 의미하는 증(曾, 일찍,거듭 증)에 뚜껑을 추가해 아래 두 부분이 합쳐진 것을 뜻한다. 뚜껑이 달린 큰 솥에 이것저것 다양한 재료를 넣고 끓이며 조리하는 모양이다….. 온갖 식재료가 함께 끊으며 뭉글뭉글 동화되어 새로운 음식으로 재탄생 하는 '맛의 용광로', 이것이 바로 會란 글자에 담긴 그림이다. 적개심도 녹이고, 증오도 녹이고, 한 마음 한 뜻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화합과 통합의 메시지가 이 안에 있다. P134

리더란 '밥', '법', '북'을 가지고 팔로워를 움직이는 사람이다. 이 중 어느 하나만 부족해도 균형이 깨진다. 밥이 관계의 측면이라면, 법은 규율과 보상의 측면이다. 북은 격려와 비전으로 동기 부여하는 것이다. 리더가 주구장창 북반 치면 구성원들은 '허풍'이라고 생각해 신뢰하지 않는다. 반대로 법만 강조하며 칼을 휘두르면 위축돼 자신이 가진 능력 이상의 힘을 내지 않는다. 그렇다고 밥만 강조하면 부끄러움을 모르는 이전투구의 조직이 된다. 밥,법,북 3가지가 삼발이처럼 버텨줘야 구성원들이 팽팽한 긴장 속에서도 자부심을 느끼고 변화를 추구하며 일할 수 있다. P135

 疏通 [소통] : 마음을 비워야 길이 생긴다
소통이 소는 성글 소(疎, 트일 소)다. '곡식이나 긴 물건 따위를 짝이 되도록 성기게 묶는다'는  의미의 글자다.  이 맥락에서 '공기가 통하게 공간을 트다'는 의미로 발전했다…. 사람의 말도 마찬가지다. 구멍이 있어야 바람이 통한다. 상대의 의중이 들어갈 구멍이 있어야 한다. 

통할 통(通)은 책받침(辶, 辵 쉬엄쉬엄갈 착)과 길 용(甬)이 합쳐진 글자다. 용(甬)은 피리 관(䝺, 꿰뚫을 관)과 같아서 꿰뚫는 것을 나타낸다. 속이 빈 피리처럼 곧게 뻗은 길을 뜻한다. 비어 있는 것은 통하고 꿰뚫는다. 소통은 한마디로 상대의 의중과 나의 의도 사이에 길을 놓는 것이다.  장자는 "사람의 마음을 비우지 않으면 참된 마음이 나오지 않는다. 소리는 빈 곳에서 나오고 쓰임은 쓰이지 않음에서 나온다"고 했다. 疏通은 채움이 아니라 비움에서 나옴을 글자를 통해 알 수 있다. P138~139

소통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나의 생각을 전달하려는 의도보다 내 생각을 점검하고 상대의 의준을 알아보려는 마음이 앞서야 한다. 나를 비우고 상대의 마음을 담으려 해야 한다. 이때 상대방의 언어를 사용하면 상대와 통하기가 한결 쉬어진다. p140 

君 [임금 군] : 지휘봉과 입을 함께 갖춘 자
임금을 뜻하는 글자에는 왕(王)도 있지만 왕이 신분적 상징, 권위를 뜻한다면 君은 리더의 역할을 함축하는 글자다.
다스릴 윤(尹)과 입 구(口)가 합쳐진 글자다. 尹자를 다시 분석해보면 오른손 우(又)와 삐칠 별(丿) 막대기가 합쳐져 있다.  여기서 막대기는 구성원을 통제하고 장악하는 '처벌의 막대기'가 아니다. 분명한 방향, 비전을 가리키는 지휘봉이다. 여기에 입, 즉 소통이 더해져야 한다. 아무리 방향이 좋더라고 구성원들과 연결되는 소통이 없으면 소용없다. 다스리려면 말을 해야 한다. 지시든 설득이든 대화든 해서 따로 노는 모래알을 함께 노는 찰흙으로 만들어야 한다. 즉 '소통'의 필요성에서 입(口)이 들어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p142~143

소통을 잘한다는 것은 말을 잘한다는 뜻이 아니다. 소통을 못하는 것은 말을 못해서가 아니다.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상대방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상대방도 중요시할 것이라고 착각하는 자기중심적 태도 때문이다. 군(君)에서 막대기가 리더의 의도라면 입 구(口)는 구성원의 의중을 일고 조정하는 작용이다. 이것이 통해야 지렛대가 움직인다. p144

談 [말씀 담] : 소통에는 온기가 필요하다
말씀 언(言)과 불꽃 염(炎)이 합쳐진 글자로, 타오르는 불꽃 옆에서 나누는 이야기를 나타낸 것이다. 불꽃 염(炎)은 타오르는 불길이지만 거세게 논쟁하거나 싸우는 것이 아니라 도란도란 대화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p147

膳 [드릴 선] : 선물이 아닌 뇌물(腦物)을 하라  ( 腦 ->골뇌 )' 뇌를 감동시키는 腦物'
선물은 한자로 '膳物', 반찬 혹은 드릴 선(膳) 자를 쓴다. 고기 육(月)은 잘라 놓은 고깃덩어리를 가리킨다. 선(善)은 옳고 좋다는 의미이니 선(膳)은 제사 때 쓰는 신선하고 좋은 고기란 뜻이다. 그러니까 선물이란 평소 고기를 접할 수 없었던 시절에 제사 후 사이 좋게 나눠 먹는 좋은 '음식'이다. 하긴 예전엔 '뇌물'의 별칭을 사람 사는 데 얽히고설킨 '인정(人情)'이란 단어로 표현했다. 그러고 보면 선물과 뇌물의 차이는 그야말로 외줄타기다. p153

饗 [대접할 향] : 밥은 법보다 힘이 세다
대접할 향(饗)은 고향 향(鄕)에서 유래했다.  향(鄕)에서 좌측은 언덕 부(阜), 글자의 우측은 고을 읍(邑)의 '阝'이다. 이 두 글자 사이에 맛있는 밥(食)이 있다. 마을 두 사람[阝]이 마주 보고 밥을 먹는 모습이다. 고대 주나라 조정은 지혜로운 인사들을 초대해 식사를 나누며 존경의 뜻을 나타내고 고견을 구하곤 했다. 나중에 향(鄕)이 고향이란 뜻으로 쓰이자, 원래의 밥 의미를 분명히 하기 위해 음식 食자를 붙여 대접할 향(饗)자가 되었다. p157

시쳇말로 '잠 같이 잔 시앗은 내쳐도 밥해준 시앗은 내치지 못한다'고 한다. 인간의 가장 큰 본능인 식욕과 성욕 중에서도 먹는 것이 더 강하고 오래간다는 것의 에두른 표현으로 보인다. 회의 중 누군가 '밥 먹고 합시다'를 외친다면 한번 주목해보라. 식사 후 판세가 어떻게 뒤집어질지 모를 일이다. 밥은 법도다 힘이 세다. p159

宰 [재상 재] : 입맛을 맞추는 것은 마음을 맞추는 것
재(宰)는 집 면(宀)과 매울 신(辛)이 합쳐진 글자다. 신(辛)은 죄인이나 노예의 얼굴에 먹물을 넣던 꼬챙이의  상형이다. 뾰족한 꼬챙이로 얼굴이나 몸에 묵형을 뜬 사람이 누구이겠는가. 노예나 죄인이다. 즉 재상이라 할 때의 재(宰)는  집안에 있는 노예로서 식사를 담당하던 자다. 또 신(辛)을 날카로운 도구를 다루는 사람으로 해석해 요리사라 풀이하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 宰는 고대 귀족가문에서 주방 일을 담당하는 사람에서 나라의 재상으로 뜻이 확장된 것이다. p163

재상이 주방장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은 상징적이다. 백성을 고르게 잘 먹이는 것이 정치의 근본이니 음식을 잘 만들어 공평하게 분배해주면 훌륭한 재상이 된다. 반대로 신분과 역할에 따라 공평하게 분배하지 못하면 불만이 생기니 정치불안으로 이어진다. 그러니 재상의 임무가 막중하다. p164

緣 [묶음 연] : 좋은 인연들 얻기 위해 필요한 것
연(緣)은 실 사(絲)와 끊을 단(斷)이 합쳐서 '옷의 가장자리를 싸서 돌린 가선'을 뜻하고, 여기서 삶의 둘레를 싼 가선이 인연이라는 의미를 띠게 됐다. p169

인연은 불교에서 온 개념인데 인과 연은 뜻이 각각 다르다. 인(因)은 내 능력으로 내가 잘되는 직접요인, 연(緣)은 주변에서 도와주어서 잘되는 간접요인이다. 농사에서 씨앗이 인에 해당한다면 비료나 노동력 등은 연이다. 인도 좋아야 하지만, 연을 잘 만나지 못하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 그래서 불교에서 이은 5% 미만이고 연이 95% 이상이라고 설법하곤 한다. 또한 因없이 緣만으로는 과(果)가 있을 수 없다. p169

이 말은 순서를 뒤집어도 성립한다. 인과 연이 있으면 반드시 과가 있고, 과가 있다는 것은 인과 연이 만났다는 뜻이다. 이는 감사하는 마음과도 연결된다. 오늘날 내가 잘되었다면 그것은 주변에서 함께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좋은 인연을 만들기 위해서는 남에게 많은 연(緣)을 베풀어야 한다.  p169

印 [도장 인]  : 아무리 멀어도 내게 돌아오게 하는 구심력
인(印)은 사람의 몸에 먹물을 새기는 묵형(墨刑)의 모습을 나타낸 글자다. 상형을 보면 '손톱 조(爪) + 병부 절(卩)'의 조함으로, 여기서 조(爪)는 손톱이 아니라 손을 본뜻 것이다. 절(卩)은 무릎을 꿇은 사람의 모습이다. 즉 꿇어앉은 사람을 향해 손으로 신표를 찍어 누르는 모양이다. (여기서 '누를 억抑'자가 유래했다.) p172

이처럼 노예나 죄인에게 표식으로 가한 묵형의 뜻이 일반화되어 도장으로 발전했다. 공문이건 편지이건 간에 모두 도장이 찍혀야 공신력이 발휘된다. 그런 점에서 도장은 손으로 눌러 찍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사람을 복종시키는 권력의 상징이었다. p173

브랜드의 기본 특성은 표식과 구별이다. 튈수록, 다르게 표시할수록 사랑 받는다. 표(標)는 '나무 목(木) + 불똥튈 표(票)로 구성됐다. 표(票)는 갑골문에서 볼 때 오를 선(䙴)과 불 화(火)의 합체자로 불꽃이 사방으로 튀어 오른다는 뜻이다.
구별의 별(別)은 뼈(骨)의 윗부분과 칼 도(刀)가 합쳐진 글자다. 즉 칼로 살과 뼈를 분리하는 모습이다. 다른 것들과 분명히 분리돼 한눈에 띄는 특성이라 할 수 있다. p173

사람들의 마음에 도장을 찍기 위해서는, 그리고 아무리 멀리 갔더라도 반드시 찾게 하는 자신의 브랜드를 갖기 위해서는 남보다 '나음'이 되든지 '다름'이 되던지 적어도 하나는 되어야 한다.  인(印)과 표(標), 별(別)이 던지는 메시지다. p173

4부 : 리더는 스스로 불씨를 지핀다

窮 [다할 궁] : 어둠이 깊으면 새벽이 가깝다
궁(窮)은 작은 동굴 혈(穴)에 몸 신(身)과 활 궁(弓)이 합쳐진 글자다.  궁(窮)은 동굴(穴) 끝까지 몸소(躬 몸 궁) 들어가 보는 것을 형상화했다고 보는 시각이다. 동굴에서 출구를 끝까지 가보아야 한다. 어설프게 중도에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야 밝은 세상으로 나갈 수 있다. p177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불가항력의 절벽이 느껴질 때가 있다. 그때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계절에도 춘하추동(春夏秋冬)이 있듯 인생에도 열심히  씨를 뿌려야 할 때, 기다려야 할 때가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p187

主 [주인 주] : 자신의 운명에 불을 지피는 것
주(主)는 '등불'이다. 촛불이나 등불의 가운데 심지 부분에 불통 주(丶)가 붙은 것으로 보는 것이 통설이다. 가장 일반적인 해석은 등잔에서 등불이 타고 있는 모습의 상형으로 보는 것이다. 등잔불은 과거 동굴생활에서 한가운데를 지킨다는 데서 '주인', '등불'이라는 뜻으로 파생 되었다. p188

아이가 침울한 얼굴로 스님에게 말했다. "어제 어머니께서 점을 보셨는데 제 운명이 아주 엉망이래요."
스님은 잠깐 동안 침묵하더니 아이의 손을 당겨 잡았다. "얘야, 네 손금을 보여주렴. 이것이 감정선, 이것은 사업선, 이것은 생명선이다. 자 이제 주먹을 꼭 쥐어보렴."
아이는 주먹을 쥐고 스님을 바라보았다. "얘야, 네 감정선, 사업선, 생명선은 어디 있느냐?"
"바로 제 손안에 있지요."
"그렇지. 바로 네 운명은 네 손안에 있는 것이지, 다른 사람의 입에 달린 거이 아니란다."

주인의식이든, 주연의식이든 거창한 것 같지만 핵심은 하나다. 문제의 원인을 내게서부터 찾아 들어가는 것이다. 
당신이 마음에 불씨를 당겨라. 진짜 주인은 남이 임명하거나 위임하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되는 것이다. 당신의 인생 운전에서 조수석에 앉아 멀미하지 말라. p191~192

破 [깰 파] : 깨치는 각성과 깨지는 용기
깰 파(破)는 말 그대로 돌(石)의 표피(皮)가 몸체에서 떨어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정신적, 물질적으로 현재와 분리되는 각오를 해야 한다. 자신이 속한 세계로부터 떨어져 나오는 순간, 익숙한 세계로 복귀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돌 한 부스러기로 그칠지, 하나의 새로운 개체가 될지는 누구도 모른다.  p193

혹시 세상의 편견과 선입관, 자신의 어이없는 실에 지쳐 자포자기하거나 낙담하고 있지는 않는가. 하늘을 원망하고 남을 탓하거나 자신을 미워하고 있지는 않는가. 그렇다면 이미 깨진 과거의 시루는 잊어라 (破甑不顧,파증불고), 결연한 의지로 현재의 쥐꼬리만 한 기득권은 깨버리고 새로운 도전의 지를 다지라 (破釜沈舟, 파부침주). 그리고 파천황(破天荒)의 의지로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지. 과거는 떨어내고, 현재는 떨치고, 미래를 향해 떨리게 도전하자. 돌조각을 쪼는 석수의 심정으로.. p196~197

旣 [이미 기] : 누구나 배가 부르면 고개를 돌린다
이미 기(旣)는 밥을 이미 다 먹은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왼쪽 절반은 고소할 급(皀)이고, 오른쪽 글자는 목멜 기(旡)이다. 앉아 있는 사람이 얼굴을 뒤로 향하고 입을 크게 벌린 모습을 본뜻 상형문자로 '이미 배불리 먹었다.' '다했다'는 뜻을 나타낸다. 목이 메인다는 것은 슬퍼서가 아니라, 고소한 냄새가 나는 밥을 배부르게 먹고 또 먹어 턱밑에 차오를 만큼 배부른 육체적 상태를 가르킨다. p199

기(旣)는 살아가면서 내가 하기도 하고, 당하기도 하는 인간의 모습이다. 무릎을 끌며 다가가 세상을 다 갖다 바칠 듯 간절히 구하기도 하지만, 이제 내가 원했던 게 다 해결돼 배부르다고 안면 바꾸고 외면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남에게 당하면 '인간이라 그러려니' 수용은 할망정 스스로는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p201

運 [돌 운] 타고나는 것, 그러나 계속 움직여야 하는 것
지장, 덕장보다 한 수 높은 것은?  운장(運將)
세상에서 결코 이기지 못할 사람은? 운 좋은 사람.
성공하기 위해 운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사람들이 흔히 인용하는 퀴즈다.

운(運)은 군사 군(軍)과 쉬엄쉬엄 갈 착(辶)이 합해진 글자다. 즉 군수물자의 이동을 형상화한 글자로 '움직이다', '돌다', '옮기다'란 뜻으로 쓰인다. p203

*운칠기삼(運七氣三) : 청나라 포송령(蒲松齡)이란 유명한 작가의 작품집인 <요재지이(聊齋志異)>에 등장.
한 선비가 자기보다 못한 자들이 번번히 급제한 것이 억울하여 이에 염라대왕에게 가서 따져보기로 했다.
이에 염라대왕이 따져 보기로 했다. 염라대왕이 정의의 신과 운명의 신을 불러 술시합을 시켜놓고 선비에게 말했다. 
"정의의 신이 더 많이 마시면 네가 분개한 것이 옳고, 운명의 신이 더 많이 마시면 내가 체념하는 것이 옳다."
이 시합에서 운명의 신은 일곱 잔을 마시고 정의의 신은 석 잔밖에 마시지 못했다. 염라대왕은 말했다.
"세상은 정의대로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불합리한 운명의 장난이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세상을 7푼의 불합리가 지배하고 있긴 하나 3푼의 이치가 행해지고 있음도 또한 명심해야 한다." p204

인생이 무조건 누구에게나 평평한 운동장이라고 생각하며 경기에 임하는 것은 무모하고 순진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지레 경기를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다. 운수 탓을 하게 되는 이유는 만을 것이다.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엉망이라서 일수도 있고, 경쟁자가 잘 나가는데 대한 시샘일 수도 있고, 그렇게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스스로 납득할 길이 없어서 일 수도 있다. 그러나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우연이나 뜻밖의 운으로 여겨지는 것도 들여다보면 언젠가 뿌린 씨앗의 열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가 부러워하는 '남의 행운'도 사실은 오랫동안 준비해온 필연이다. 모든 일이 행운, 불운에 따라서만 결판나는 게 아니므로 운수에 기대지만 말고 스스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라는 교훈이 '운칠기삼'에 담겨 있다. p205  

吉凶禍福 [길흉화복] : 예측하지 말고 창조하라
피터 드러커는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노력에 의해) 창조 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복은 수동적으로 받는 것이 아니고 능동적으로 짓는 것이란 결론으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새해 덕담을 '복 많이 받으세요'보다 '복 많이 지으세요'로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p213

幸 [다행 행] : 남에게는 우연, 나에게는 필연
다행 행(幸)과 매울 신(辛)은 글자 모양으로 하면 한 일(一) 하나의 차이밖에 없다. 幸은 말 그대로 행운을 뜻한다. 辛은 고난을 뜻한다. 호사가들은 여기에 의미를 부여하여 고진감래(苦盡甘來)라며, 고난(辛)을 행운(幸)으로 전환시키는 한 방(一)이라며, 여기에서 감사나 긍정적 태도 같은 자기계발용 덕목을 덧붙이기도 한다. p214

행운은 우연이지만 행운이라는 결과를 낳기 쉬운 환경은 노력해야 만들어진다고 했다. 행운의 씨앗이 싹을 틔우도록 미리 계획하고 터전을 일궈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으면 좋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 가야 하고, 성공하고 싶으면 불확실 하더라도 일을 벌여야 한다. 빈도를 높여야 확률도 높아진다. 많이 움직여 사람을 만나고 바깥세상을 흡수하는 자세, 기꺼이 변화를 허용하고 강렬하게 밀어붙이는 자세가 행운을 부른다. p217

肯 [긍정할 긍] : 뼈를 보는 사람, 고기를 보는 사람
긍정의 긍(肯)은 '옳게 여기다'라는 뜻이다. 간혹 글자를 보면 그림이 그려지는 한자가 있는데, 肯도 그렇다. 肯의 자원에는 여러가지 설이 있다. 해석 하나는 '나아가다(止)'와 고기 육(肉)이 결합해 '맛있는 고기를 먹기 위해 나아가다'라는 의미에서 '긍정'의 의미를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뼈 골(骨)의 생략된 형태 + 고기 육(肉)으로 보아 '뼈 사이의 살'을 가리키는 말로 쓴 것이다. 고기와 살을 뜯어먹는 즐거운, 여기에서 긍정의 뜻이 파생됐다는 풀이가 비교적 정통성이 있다. p219

"허약함과 배우지 못함은 내 성공의 원천이었고, 가난함은 근면의 원동력이었다. 허약함은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었고, 배우지 못함은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었고, 배우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에 나는 누구에게나 배우려 했다. 일본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말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행운을 가만히 들어보면 사실 그 자체보다 해석력에 더 큰 작용을 하는 경우가 많다. 

긍정은 현실을 밝게 해석하되 변화에 대응해 자신을 적응시켜 나갈 태도를 함께 고려한다. 반면에 낙관은 대책 없는 장밋빛 전망인 경우가 많다. 잘못된 낙관은 허황된 회피로 현실을 왜곡한다. 그 결과 섣불리 긴장을 늦추게 해 실수나 실패를 자초할 수 있다. 스톡데일 패러독스가 좋은 증빙이다. 베트남 전쟁 때 미군 포로수용소에서 가장 먼저 죽어나간 사람은 비관주의자, 그 다음이 대책 없는 낙관주의자였다. 끝까지 생존한 층은 현실직시와 자기규율, 비전의 3박자로 어려운 상황을 이겨낸 스톡데일 제독 같은 사람들이었다. p222

긍(肯), 글자의 모습에서 갈비를 뜯는 행복한 식사 풍경을 떠올리든 당신 마음이다. 중요한 것은 역풍이 몰아치더라도, 당장은 배고프더라도 그런 '상태'를 연상하며 전향적으로 자신의 관점을 배치하는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肯의 자세다.p223

勞 [일할 노] : 노도의 괴로움을 보람으로 바꾸는 법
노력(努力)은 생사를 위해 힘쓰는 육체활동이다. 반면에 노력(勞力)은 목적을 위해 열정을 다한다는 의마다. 
한자의 자원에서도 이 둘은 큰 차이가 있다. 힘쓸 노(努)는 종 노(奴)와 힘 력(力) 자로 구성돼 있다. 종 노(奴)는 여자(女)에게 일을 시키는(又) 모습이다. 즉, 노비(奴) 처럼 힘껏(力) 일하는 것이 바로 노력(努力)이니 괴로울 수 밖에 없다. 그저 시늉으로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 애만 쓰면 되는 노력이다. 반면에 일할 노(勞)는 자의 유래는 어떤가, 등불 형(熒)과 힘 력(力)이 합쳐진 글자다. 환하게 등불을 밝히고 밤새 노력하는 것이다. 그저 고되게 애만 쓰면 되는 노력(努力)과는 다르다. 누구에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욕구에 의해 불이 꺼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불씨를 지펴내는 적극적인 추진력을 동반한다. 영어 단어로 이야기하면 노(努)는 노동(labour)에, 노(勞)는 열정(passion desire)에 가깝다. p225

운은 바뀐다. 그러나 운이 공짜로, 저절로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략과 창의성을 가지고 노력(勞力)을 기울여야 한다. 주어진 일만 열심히 하는 노(努)마만으로는 부족하다. 역전시킬 수 없다. 반딧불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기 위한 창의성과 전력, 열정의 노(勞)가 필수다. 금수저가 아니라 흙수저를 물고 태어난 것은 잘못이 아니다. 하지만 흙수저를 뜨거운 가마에 굽는 '勞力'을 통해 도자기 수저로 만들지 않는 것은 본인의 노력 부족이요, 책임이다. p227

苦 [쓸 고] : 쓴맛에서 단맛으로, 다시 그윽한 맛으로
쓸 고(苦)는 쓴맛 나는 풀의 의미인 초(艸)와 발음을 가진 고(古)가 합쳐진 글자다. 풀은 대부분 쓴맛이 난다. 풀은 왜 대부분 쓴맛이 날까. 땅속에서 인내하고, 땅을 뚫고 용을 쓰느라 응축돼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p229

<사이언스 타임즈>에 실린 한 논문에 의하면 영장류와 인간을 구분하는 것은 쓴맛이라고 한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동물이 쓴맛을 느끼는 이유는 생존에 위협이 되는 먹을거리를 피하려는 보호본능 때문이다. 그런데 오직 인간만이 이 쓴맛을 뱉지 않고 감내하는 능력을 지녔다고 한다. 말하자면 쓴맛은 인간을 인간답게, 그리고 인간으로 성숙하게 만드는 조건이다. p230

인생에는 고난 총량의 법칙이 존재한다. 젊어서 구슬땀을 흘리지 않으면 나이가 들어 식은땀을 흘린다. 초년의 고난에 머무르지 않고 마침내 싹을 틔워 생존해가는 게 바로 인생이다. p231

5부 : 리더는 자신이 누구인지 잊지 않는다.

父 [아버지 부] : 아버지가 손에서 놓지 않았던 것
부권(父權)이 날로 땅으로 떨어진다. 유치한 이야기이지만 아버지의 권위는 집에서 먹는 것을 어떻게 대우 받느냐에서도 측정할 수 있다. 예전에 맛있고 귀한 음식은 늘 가장인 아버지의 차지였고 이론의 여지가 없었다. 아버지만 드시는 생선, 계란… 침을 꼴깍거리며 간절한 눈치를 보이면 아버지는 선심 쓰듯 이것들을 넘겨주시곤 했다. 어쩌다 어머니가 아버지에게만 드리는 별식을 아이들에게도 하사하는 날은 그야말로 '운수대통'한 날이다. p235

아버지 부(父)라는 글자를 살펴보면 이 같은 부권의 몰락은 이미 예고된 비극(?)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 부(父)의 유래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있다. 가장 설득력 있는 설은 도끼 부(斧)에서 비롯됐다는 보는 것이다. 돌도끼 또는 몽둥이를 쥐고 있는 손의 모습이다. 아버지(父)는 돌도끼를 들고 보무도 당당하게 밖으로 나가 사냥을 하고 적의 침입을 막았다. 가마솥 부(釜)에 아버지 부(父)가 들어가는 것은 아버지가 큰 솥이라는 의미를 품고 있어서다. 하지만 오늘날은 도끼가 필요 없는 시대 아닌가. p236

아버지(父)의 영(令,하여금,우두머리)이 서지 않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도끼'의 용도가 쇠해온 운명과 통하는 것은 아닐까. 아버지를 상징하는 21세기의 새로운 한자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 것인가. 짧은 생각이지만, 새로운 '아버지' 안에는 '대화'라는 뜻이 들어가면 어떨까 한다. p238

조직에서 퇴출당하면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지만, 가족에게 퇴출당하면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가족 간의 대화는 한 번 목돈을 예치해 놓으면 끝나는 예금이 아니다. 매일매일 장기간 납입 해야 하는 연금이다. pP240

母 [어미 모] : 젖먹이는 이의 숭고함
여자 여(女)가 어머니 모(母)가 되는 것은 단순한 단계별 발전이 아니라 급격한 질적 승화다. 어머니 모(母)는 여자 여(女)자의 가슴 부분에 젖꼭지를 의미하는 두 점을 찍어 만든 상형문자다. 이는 일반적 여성의 집합에서 어머니의 '구별점'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규정한다. 즉 어머니의 임무는 아이에게 젖먹이는 일임을 확실하게 보인 것이다. p242

바다(海)는 세상의 모든 물을 다 받아들이는 존재로, 언제나 자식들의 투정을 다 받아주고 감싸 안은 어머니의 품과 같다. 바로 여성성의 최고봉으로서 어머니는 이처럼 바다와 같고, 품이 따뜻해 늘 '마음의 고향' 같은 존재임을 뜻했다. p242

매양 매(每)는 어머니 모(母) 위에 머리 장식인 비녀를 한 개 꽂은 모습이다. 매일 한결같이 단정하게 변하지 않는 신사임당 같은 여인상이 담긴 글자다. 한결같은 어머니의 모습에서 '늘', '매양'이라는 뜻이 나온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글자의 진화다. 어머니가 비녀를 하나 꽂아 정리하는 것이 매양 매(每)가 돼 단정한 모습으로 한결 같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비녀의 개수가 많아 질수록 그 의도가 의심되었다. 두 개를 꽂으면 음란할  애(毐), 3개를 꽂으면 독 독(毒)으로 점점 문제적 여자로 변화한다.  p243

나는 어머니 모(母)와 독 독(毒) 자를  볼 때마다 묘한 기분이 들곤 한다. 독(毒)이란 글자에서 이성을 유혹하는 팜므파탈보다는 자식을 망치는 엄마들의 독극성 사랑이 연상돼서다. p243

편중되거나 그릇되거나 지나친 사랑은 자녀를 망친다. 폭군 네로, 연산군 등 문제적 임금 뒤에는 문제적 엄마가 있었고, 쿠빌라이 황제, 알렉산더 대왕의 뒤에는 역시 현명한 엄마가 자리하고 있었다. 한자 모(母), 매(每), 독(毒)이 주는 교훈이다. p246

妻 [아내 처] : 머리를 올린 사람
결혼 혼(婚)은 '여자 여(女) + 저녁 혼(混)'이다. 남자가 아내를 얻을 때 관행적으로 황혼 때 식을 올리기 때문에 저녁 혼(混)자가 붙었다. 남자 중심의 시각에서 여자를 데려오는 것일 뿐 여자 쪽에서 딸을 시집 보내는 뜻으로 쓰이지 않았다. 여자가 결혼을 하면 처(妻)가 된다. 처(妻)는 머리채(屮)를 잡아 위로 올린 여자(女)로, 비녀 꽂은 여자를 뜻한다. 여기서 '아내', 시집 보내다'라는 뜻이 파생되었다. 골프장에 처음 나가는 것을 흔히 '머리 올린다'고 표현하는데, 이와 관련 지어 생각해볼 수 있다. 혼례를 치러 본격적으로 성인이 된다는 의미다. 머리채를 잡는 것에 대한 해석은 두 가지다. 하나는 시집갈 나이가 된 여자가 성인식 하는 모습을 본뜬 것이다. 시집가기 전에는 머리를 땋아서 내리고 다닌 반면 시집간 여자는 머리를 땋아서 위로 감아 올렸다. 이외에 앞의 혼(婚)자와 마찬가지로 머리채를 휘어잡아 탈취해오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요즘의 기세등등한(?) 아내의 위상을 떠올리면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유래다. p248

처(妻)가 쓰인 대표적인 말이 조강지처(糟糠之妻)다. 조(糟)는 지게미, 강(糠)은 쌀겨라는 뜻으로, 조강지처는 쌀겨로 끼니를 이어가며 고생한 본처를 이르는 말이다. 혹자는 요즘 이혼률이 높은 이유가 젊어서 쌀겨와 지게미를 머는 고난의 시절을 함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하기도 한다. p249

혼인을 하면 한 남자의 부인이 되기도 하지만 또 하나의 역할이 주어진다. 바로 며느리 역할이다. 며느리 부(婦,아내 부)를 보자. 부(婦)는 '여자 여(女) + 비 추(帚)의 조합이다. 한마디로 빗자루를 든 여자다.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시집온 여자에게 기대하는 역할을 결국 비질하는 것 정도였던 셈이다. p250

무릎을 꿇고 눈도 마주치지 못하며 다소곳하기 그지없던 여자(女)가 저녁에 혼인해서(婚) 머리에 비녀를 꽂고 아내(妻)가 된다. 시집와서 열심히 비질하고(婦) 청소해 집안과 가사를 돌본다. 그렇게 해서 집은 편안히(安)하고 이럭저럭 세월이 흐르면 드디어 시어머니가 된다. 여자의 일생에 새로운 장이 열리는 것이다. 시어머니 고(姑)는 여자 여(女)에 오랠 고(古)가 붙은 글자다. 즉 오래된 여자다. 이제는 그 집안의 귀신으로 오래된 여자가 되어 새 여자를 맞이하는 차례가 돌아온 것이다. 과거 사회에 수많은 이들에게 되풀이되어왔던 '여자의 일생'이다. p251

誨 [깨우칠 회] : 솔루션보다 에너지를 주라
가르친다는 뜻을 가진 한자는 많다. 먼저 기를 육(育)은 갓 태어난 아기를 거꾸로 새운 모습이다. 민(敏)은 민첩하다. 애쓰다, 영리하다는 뜻을 갖고 있다. 매(每)와 복(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칠 복(攵)은 오른손에 회초리나 매를 든 모습을 형상화해 '어미니의 회초리'라는 뜻으로, 어머니가 자식을 매로 훈육하여 영리하고 총명하게 한다는 뜻이다. 가르칠 교(敎)는 아이(子)에게 새끼매듭 지우는 법(爻)을 회초리로 치며 가르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효(爻) 즉 새끼매듭은 문자가 출현하기 전 기억을 보조하는 주요수단으로, 당대 아이들의 기본교육 과정이라는 설과 점치는 도구라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일단 교재라 이해하면 될 듯 싶다. 아이에게 공부거리를 주고 매를 들어 다그치는 모습을 반영한 것이다. 칠 복(攵)이란 글자를 통해 고대의 자녀교육에 체벌이 사용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p253

반면 깨우칠 회(誨)는 어머니가 회는 어머니가 매일 회초리 대신 말로 가르치는 것이다. 이는 채찍으로 때려 가르치기보다 새벽녘 동처럼 스스로 깨쳐 밝히는 효(曉,새벽 효)에 가깝다. 교(敎)는 지식 등 무엇을 집어넣어 가르친다는 의미가 강하고, 회(誨)는 가르치되 배우는 사람에게서 끌어내 스스로 깨닫게 하는 데 더 중점을 준다. p254

나는 '가르치다'라는 우리말이 참 심오하다고 생각한다. 교(敎)와 회(誨)의 요소를 모두 아우르고 있기 때문이다. '가르치다'의 어원은 '갈다+치다'의 합성어로 보는 설과 '가장자리를 치다'는 의미로 보는 설이 있다. 전자는 연마(鍊磨)의 의미를 담고 있다. 가르치려면 주체인 교사가 먼저 갈고 닦는 연마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래야 '너나 잘해'라는 빈정거림을 듣지 않고 진정한 가르침이 설 수 있다. '가장자리를 치다'는 설 역시 시사점이 있다. 진정한 가르침은 선생이 혼자 줄줄 읊어주는 것이 아니라 변죽을 울려 학생으로 하여금 생각하고 깨닫게 하는 것이다. 일리 있지 않은가. 일찍이 공자도 제자들을 가르칠 때 "밑줄 좍, 별 3개~"하며 시시콜콜 알려주지 않았다. 한 귀퉁이를 들어 나머지 세 귀퉁이를 알 때까지 기다렸고, 입에서 뱅글뱅글 돌고 머리에서 김이 나도록 생각하며 분발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런 가르침과 인내가 제자들의 진보와 발전을 가능케 했다. p255

교육이란 그런 것이다. 죽비의 매질과,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 간질간질해도 꾹 참고 스스로 깨우치길 기다리는 인내의 조합이다. 그래서 남의 자식을 가르칠망정, 자신의 자녀는 가르치기 힘든지 모른다. p255

예전에 모 참고서 광과 카피에 '어머니는 가장 좋은 선생님입니다'가 있었다. 과연 그럴까. 그런가 하면 '당신은 부모입니까, 학부모입니까'란 카피가 화제 되기도 했다. 대부분 취학기 이전에는 좋은 부모였다가도 자녀가 학교에 입학하면 다급해져서 나쁜 학부모가 되는 경우가 많다. 멀리 보기보다 빨리 보라고 하고, 함께 가기보다는 앞서 가라고 하는 욕심이 생긴다. 나는 관심의 양육으로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감시의 사육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는가. 아이를 키우는 육아(育兒)가 사실은 나 자신을 키우는(育我) 인고의 과정이더란 것, 자녀를 키우면서 수없이 경험해보았을 것이다. p256 

孟仲叔季 [맹중숙계] : 누구에게 물려줄 것인가
맹중수계(孟仲叔季)는 형제간 출생 순서를 반영한 한자다. 즉 맹(孟)이 맏이, 중(仲)이 둘째, 숙(叔)이 셋째, 계(係)가 넷째의 순이다. p259

'맏이'란 축하받을 수도, 저주받을 수도 있는 자리였다. 오죽하면 축하할 축(柷)이나 저주할 주(呪) 모두 맏 형(兄)이 들어가겠는가. 축(祝)은 '보일 시(示) + 맏 형(兄)'으로 구성돼 있다. 시(示)는 제사, 의식을 뜻한다. 즉 형제 중 연장자가 제사의 주관자로서 말하는 것을 뜻한다. 저주할 주(呪)는 '입 구(口) + 맏 형(兄)'이다. 다툴 경(競)은 또 어떤가. 형이 두개나 나란히 들어 있지 않은가. 서로 누가 (兄)인지 권력과 금전을 놓고 경쟁하면 결국 집안에 분란이 나게 마련이다. 왕가의 형제들은 축하하며 양보하거나(祝), 미워하며 싸우거나(呪)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p264

兄弟 [형제] : 하늘이 내려준 벗이자 삶의 언덕
맏 형(兄)과 아주 제(弟)의 한자에는 끈끈하고도 뜨거운 형제애가 담겨있다. 재산, 권력 등 경쟁 레이스를 배제하면 형제야말로 서로를 잘 이해하고 지원해 줄 수 있는 '천생의 영원한 벗'이자 같은 기운을 타고난 세상에 둘도 없는 '동기'다 오죽하면 서양 속담에 '형제는 하늘이 내려준 벗'이라는 말이 있겠는가. p268

형(兄)은 '입 구(口) + 사람 인(儿)'이 합쳐진 글자로 사람이 서 있는 것을 옆에서 본 모습이다. 또는 입(口)을 벌리고 꿇어 앉은 사람으로, 제단에서 축원하는 모습을 묘사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제사를 드려 축원하는 것은 장자의 몫이었기에 '형'이라는 뜻이 생겼다는 것이다. 또는 동생들을 입으로 가르치고 타이른다는 뜻으로 보기도 한다. p268

아우 제(弟)는 말뚝 익(弋)과 활 궁(弓)이 합쳐진 글자로 , 나무말뚝에 차례대로 밧줄(弓)을 감아놓은 모습에서 형의 다음인 아아의 의미로 풀이한다. 또는 활 궁(弓)을 '활을 들고 노는 아우'를 본뜬 글자로 보기도 한다. 이외에 아우가 엎드린 등의 모양이 활 모양을 닮았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보는 해석도 있다. P269

볏가리를 양보한 의좋은 형제라든지, 황금에 대한 욕심 때문에 우애에 금이 생갈까 봐 주운 황금을 물가에 버렸다는 '형제투금(兄弟投金)'의 미담이 점점 주위에서  사라진다. 머리가 크든 입으로 한 몫하든, 집안 대소사의 실타래를 질서 있게 풀어내는 형이 때론 그립다. 형제란 같은 기운을 타고난 같은 나무의 가지가 아니던가 p271

友 [벗 우] : 나의 손을 잡아주는 사람 
벗 우(友)는 왼 손(左)과 오른 손 우(又)가 교차된 모습이다.  손에 손을 맞잡고 서로 돕는다는 뜻이다. 이 말을 듣고 나면 우(友)에서 두 사람이 악수하는 모습이 떠오르지 않는가.  정지된 글자가 아니라 두 손을 마구 흔드는 애니메이션 장면마저 연상된다. p273

우리가 흔히 벗을 일러 막역(莫逆)한 사이라 말한다.  이는 서로를 너무 잘 알아 상대방의 뜻을 거스를 일이 없는 사이란 뜻이다. 관중과 포숙아처럼 서로 손을 맞잡고(友) 양 날개를 펼친 듯(朋, 벗 붕) 함께 이 거친 세상을 헤쳐갈 나의 한쪽 날개, 한쪽 손, 그런 친구를 당신은 가졌는가? 아니, 당신은 그런 친구인가? p276

老 [늙을 로] : 시간의 모래알이 떨어질수록 인생은 더 선명해진다. 
프랑스 사상가 폴 사르트르는 "인생이라는 모래시계에서 모래가 아래로 떨어질수록 인생은 더 선명하게 보인다." 나이 듦을 찬양했다. 동양에서도 늙음은 낡음의 동의어가 아니었다. 노마지지(老馬之知)란 말도 있지 않은가. <한비자> 설림상편에 나오는 이야기로 '연륜이 깊으면 나름의 장점과 특기가 있음"을 뜻하는 말이다. p284

늙을 로(老)는 '사람 인(人) + 터럭 모(毛) + 지팡이 비(匕)'의 합성이다. 즉 하얀 머리를 길게 기른 노인(耂)이 지팡이(匕)를 짚고 구부정하게 서 있는 모양을 본떳다. 생각할 고(考) 역시 갑골문의 유래로 보면 늙을  로(老)와 같은 글자로, 노인(老)이 지팡이(丁)를 짚고 있는 모습을 의미한다. 노인은 세상 풍파를 모두 겪은 사람으로 어지간한 세상일은 달통하여 그에게 물어서 생각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는 뜻을 담고 있다. p285

영화<인턴>은 직장생활 40년 경력의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은 로버는 드 니로가 신생 온라인쇼핑몰 회사에 시니어 인턴으로 재취업해 벌어지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가 조직을 피곤하게 하는 '꼰대'가 아닌 '어르신'으로 환영받은 비결은 한마디로 '기다림'이다. 그는 대우받으려 하거나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려 하지 않는다. 지적하지 않고 묵묵히 지원해주고 챙겨준다. 필요하면 조언해주는 지혜를 갖추되 먼저 오지랖 넓게 간섭하지 않음으로써 젊은이들이 저절로 그에게 모여들었던 것이다. 그가 말한 "손수건은 상대방에게 빌려주기 위한 것입니다"라는 대사는 시사적이다. 사람들에게 빌려주기 위한 손수건(지혜)는 늘 갖춰놓고 있으되, 울기 전에 미리 닦아주는 성급함은 범하지 않는 것, 그것이 꼰대가 되지 않는 어르신의 경륜이다. p288

세월이 가져온 풍화(風化)를 막을 수는 없는 노릇. 자, 내칠 수 없다면 적응하라. 꼰대가 될지 어르신이 될지는 하기 나름이다. 폼 나는 어르신이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마음의 품을 넓혀라, 앞에서도 등 뒤에서도 '어르신'이란 존칭을 듣는 것이 명실상부한 노인이라 할 수 있다. p289


리더를 위한 한자 인문학 ★★★★(김성회, 북스톤,2016.01.02) : Apr 20, 2016

Zack's Comment

This book is about Chinese related to history of Chinese characters. 
As we already know that Chinese culture and history had been spread out all of Asian countries for a long time.
But, Chinese character is very difficult to learn both reading and writing.
That's why it is not easy to be interested in what Chinese characters mean.
 
After reading this book, I think that I can find out the profundity of life from Chinese characters.
So, I take note of how it can be made old Chinese characters with historical background. 
Then, I will keep in mind a good things from it.    

Every languages have its own way to express their culture and history. 
Interestingly, I try to leave a comment in English for reviewing of this book.
I believe that it can be helpful to have various perspective from learning other langu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