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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April 14, 2019

[Zack's BookCafe] 철학의 위안

우리가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는 현상에 대해서 의문을 품지 않는 것은 다른 사람의 적의(敵意)를 두려워해서 만은 아니다. 그것에 못지않게, 사회적 관습이라는 것은 당연히 그만한 근거를 가지고 있음에 틀림없다고 치부해버리는 각자의 내적 인식에 의해서도 의문을 품으려는 의지는 곧잘 꺾여버린다. 심지어 그 근거라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지도 못하면서 그런 관습들이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지켜져 내려왔다는 이유만으로도 우리는 좀처럼 의문을 품지 않는다. 우리는 사회가 어떤 신념을 정착시키는 과정에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을 수도 있고, 또 그런 사실을 깨달은 사람이 나 혼자일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 같다. p21

좌절에 봉착할 때, 우리가 얼마나 서투르게 반응하느냐는 우리가 어떤 것을 정상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단적으로 결정된다. 비가 내리면 당혹스러워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소나기와 친숙해지면 비가 내려도 분도의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좌절은 이 세상으로부터 어떤 것을 기대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것을 기대하는 것이 정상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경험에 의해서 대부분 누그러진다. 인간은 자신이 갈망하는 대상을 거부당할 때마다 어김없이 분노로 몸을 가주지 못하게 되지는 않는다. 오직 우리 자신이 그 대상을 손에 넣을 자격을 충분히 갖추었다고 굳게 믿을 때만 그렇게 된다. 가장 격한 분노는 존재의 기본 원칙에 상식을 뒤엎는 사건이 일어날 때 터져 나온다. p114

"안락함과 열정이 함께하는 사랑은 극히 드문 행운"이라고 쇼펜하우어는 관찰했다. 우리의 아이들이 거대한 턱이나 나약한 기질을 타고나지 않도록 해줄 연인은 우리를 평생토록 행복하게 만들 인물이 아니기 십상이다. 개인적인 행복의 추구와 건강한 아이의 생산은 근본적으로 상충하는 두 개의 프로젝트인데, 사랑이라는 것이 장난을 쳐서 꼭 필요한 몇 년 동안에는 그 두 가지 프로젝트가 마치 하나인 것처럼 우리를 착각하도록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친구로도 결코 지낼 수 없을 듯한 사람들이 결혼을 한다고 해도 놀랄 일은 결코 아니다. p259

비참한 기분을 높이 평가한 철학자들은 거의 없었다. 현명한 삶이란 예로부터 고통, 번민, 분노, 자기 멸시, 비탄을 줄이려는 노력과 결부되어 있다. p277

모든 삶은 다 힘겹다. 그리고 그들 중 몇 명을 완성된 삶으로 승화시키는 것은 고통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달려 있다. 모든 고통은 어렴풋이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음을 말해주는 신호이다. 그런 고통도 당하는 사람의 정신력과 현명함의 정도에 따라서 좋은 결과를 낳기도 하고 나쁜 결과를 낳기도 한다. 고뇌는 정신적 공황상태를 야기할 수도 있지만, 문제의 본질을 정확하게 분석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불공평에 대한 인식은 살인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경제이론 분야에서 선구적인 업적을 낳을 수도 있다. 부러움 또한 비통한 마음을 부르기도 하지만, 라이벌과의 경쟁심을 자극하여 걸작을 탄생시키기도 한다. 니체가 존경했던 몽테뉴가 수상록 마지막 장에서 설명했듯이, 삶의 기술은 역경에 처할 때 그것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달려 있다. p301

우리는 피할 수 없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그 고통을 감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우리의 삶은, 이 세상의 조화처럼, 달콤하고 거칠고, 예리하고 단조롭고, 부드럽고 떠들썩한, 다양한 음색뿐만 아니라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음색으로 이루어진다. 만약 어느 음악가가 한 음색만을 좋아한다면 어떤 노래를 부를 수 있겠는가? 음악가는 모든 음색을 활용하여 조화를 일구어낼 줄 알아야 한다. 우리 역시 삶을 구성하는 선과 악을 가지고 그렇게 요리할 수 있어야 한다.  몽테뉴 [수상록]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이라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들이라고 해서 다 나쁜 것은 아니다. p328

철학의 위안★★★(알랭 드 보통, 정명진, 도서출판 청미래, 2000.1.18) Apr 10, 2019

Zack's Comment

​유한한 인간의 삶!
그것은  누구 하나 예외도 없이 그 끝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는 반증이다.

​유난히 마음이 편치 않은 삶의 터널을 통과 있는 듯한 기분이 들 때..
이 터널만 지나면 '안락한' 행복이 올 거라는 기대감으로 버텨본다.
그러나 그 기대마저 희미해진다면... 
그 길은 절망의 길이 될 수도 있다.

​때때로 '과분하지는 않지만 충분한 물질의 풍요 속 절망하는 영혼'의 주인공이 되곤 한다.
그 우울한 영혼은 위로가 필요하다.  그 불안한 존재를 위한 '철학의 위안'에 감사의 마음을 전해본다.

​Life goes on in weal and woe.

모든 삶은 다 힘겹다.
다만 '삶의 기술은 역경에 처할 때 그것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달려 있다.'라는 말을 가슴에 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