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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July 21, 2019

[Zack's BookCafe]여행의 이유

인생과 여행은 그래서 신비롭다. 설령 우리가 원하던 것을 얻지 못하고, 예상치 못한 실패와 시련, 좌절을 겪는다 해도, 우리가 그 안에서 얼마든지 기쁨을 찾아내고 행복을 누리며 깊은 깨달음을 얻기 때문이다. p24


어떤 인간은 스스로에게 고통을 부과한 뒤, 그 고통이 자신을 파괴하지 못한다는 것을 확인하고자 한다. 그때  경험하는 안도감이 너무나도 달콤하기 때문인데, 그 달콤함을 얻으려면 고통의 시험을 통과해야만 한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을 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내 안의 프로그램은 어서 이 편안한 집을 떠나 그 고생을 다시 겪으라고 부추기는 것이다. p61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에서 데이비드 실즈는 이렇게 말한다.
고통은 수시로 사람들이 사는 장소와 연관되고, 그래서 그들은 여행의 필요성을 느끼는데, 그것은 행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슬픔을 몽땅 흡수한 것처럼 보이는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 위해서다. p64

격렬한 운동으로 다른 어떤 것도 생각할 수 없을 때 마침내 정신에 편안함이 찾아오듯이, 잡념이 사라지는 곳, 모국어가 들리지 않는 땅에서 때로 평화를 느낀다. 모국어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지만, 이제 그 언어의 사소한 뉘앙스와 기색, 기미와 정취, 발화자의 숨은 의도를 너무 잘 감지하게 되었고, 그 안에서 진정한 고요와 안식을 누리기 어려워졌다. 모국어가 때로 나를 할퀴고, 상처 내고, 고문하기도 한다. p80

​벗이여, 만약 사람들과 함께 살고 싶어 하는 이들이라면 부디 무엇보다도 그림자를 중시하고, 그다음에 돈을 중시하라고 가르쳐주게나. 자신을 위해. 그리고 더 나은 자신을 위해 살고 싶다면 말이지. (그림자를 판 사나이,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

​평소에는  있는지 없는지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것들, 그러나 잃고 나면 매우 고통스러워지는 것들. 그 그림자를 소중히 여겨라. 하지만 만약 그것을 잃었다면, 그리고 회복하기 위해 영혼까지 팔아야 한다면, 남은 운명은 방랑자가 되는 것뿐이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존재가 되면 굳이 그림자가 없어도 된다는 것이다. 앞서 인용한 소설의 결말을 읽어보면,  '그림자를 판 사나이'는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지 돈이 그림자보다 중요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p129

​인류가 한배에 탄 승객이라는 것을 알기 위해 우주선을 타고 달의 뒤편까지 갈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인생의 축소판 여행을 통해, 환대와 신뢰의 순환을 거듭하여 경험함으로써, 우리 인류가 적대와 경쟁을 통해서만 번성해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달의 표면으로 떠오르는 지구의 모습이 그토록 아름답게 보였던 것과 그 푸른 구슬에서 시인이 바로 인류애를 떠올린 것은 지구라는 행성의 승객인 우리 모두가 오랜 세월 서로에게 보여준 신뢰와 환대 덕분이었을 것이다. p148

​국내에서는 내가 누구인지를 나도 알고 다른 사람도 아는데, 해외에 나가면 내가 누구인지를 나만 아는 것 같았다. 자기가 누구인지를 자신만 아는 상태가 지속되면 키클롭스의 섬으로 쳐들어가는 오디세우스와 비슷한 심리 상태가 될 수 있다. 우리의 정체성은 스스로 확인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며, 타인의 인정을 통해 비로소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p165

​'여행의 이유'를 캐다 보니 삶과 글쓰기, 타자에 대한 생각들로 이어졌다. 여행이 내 인생이었고, 인생이 곧 여행이었다. 우리는 모두 여행자이며, 타인의 신뢰와 환대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 여행에서뿐 아니라 '지금, 여기'의 삶도 많은 이들의 도움 덕분에 굴러간다. 낯선 곳에 도착한 이들을 반기고, 그들이 와 있는 동안 편안하고 즐겁게 지내가 가도록 안내하는 것, 그것이 이 지구에 잠깐 머물다 떠나는 여행자들이 서로에게 해왔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일이다. p213

여행의 이유★★★☆(김영하,(주)문학동네, 2019.4.17) July 1, 2019

​Zack's Comment

'여행의 이유'
여행이 우리네 삶의 축소판이라면 우리는 여행을 통해 '삶의 이유' 또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유한한 인생은 그 끝을 향해 달려가고, 그 끝은 마치 이 지구로 잠시 여행을 떠나온 여행자의 모습일 것이다.

​기억에 남는 여행이란 예상치 못한 실패와 시련, 좌절을 겪고 돌아온 후, 그 추억을 회상하며 작은 시련 속 큰 기쁨을 찾아내고 현재의 삶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가질 때 그 빛을 바란다.

​2019년 7월..
지구라는 별로 긴 여행을 떠나온 그는 의도치 않게 길을 잃고 남은 여행의 방향을 잡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 그것은 실패 혹은 시련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가올 미래에 불안감을 주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 그는 알게 될 것이다. 그것은 인생이라는 긴 여정 속 '기억에 남는 여행'의 일부분이 되어 작은 큰 울림을 주는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