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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June 13, 2016

[Zack's BookCafe]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2016 06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 위해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사랑하고 싶다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
혼자 있으면
그 혼자 있음이 금방 들켜 버리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
p16




<저편 언덕>
슬픔이 그대를 부를 때
고개를 돌리고
쳐다보라
세상의 어떤 것에도 의지할 수 없을 때
그 슬픔에 기대라
저편 언덕처럼
슬픔이 그대를 손짓할 때
그곳으로 걸어가라
세상의 어떤 의미에도 기댈 수 없을 때
저편 언덕으로 가서
그대 자신에게 기대라
슬픔에 의지하되
다만 슬픔의 소유가 되지 말자
p69

<여우 사이>
나무와 나무 사이
섬과 섬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어디에나 사이가 있다

여우와 여우 사이
별과 별 사이
마음과 마음 사이

그 사이가 없는 곳으로 가고 싶다

물과 물고기에는 사이가 없다
바다와 파도에는 사이가 없다
새와 날개에는 사이가 없다

나는 너에게로 가고 싶다
사이가 없는 그곳으로
p80

<속눈썹>
너의 긴 속눈썹이 되고 싶어
그 눈으로 너와 함께
세상을 바라보고 싶어
네가 눈물 흘릴 때
가장 먼저 젖고
그리움으로 한숨지을 때
그 그리움으로 떨리고 싶어
언제나 너와 함께
아침을 열고 밤을 닫고 싶어
삶에 지쳤을 때는
너의 눈을 버리고 싶어
그리고 너와 함께
흙으로 돌아가고 싶어
p85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류시화, 1996.10.20) Jun 10, 2016

Zack's Comment

20년 전 류시화라는 시인이 만들어 놓은 '고백과 묘사 그리고 발견'이라는 시약병(試藥甁) 셋.

<사랑>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슬픔>
세상의 어떤 의미에도 기댈 수 없을 때
저편 언덕으로 가서
그대 자신에게 기대라
슬픔에 의지하되
다만 슬픔의 소유가 되지 말자

2016년 6월..
20년 전 류시화 시인이 발견한 <사랑>과 <슬픔>에 대한 울림이 가슴속 깊이 전해지는 것은...
<사랑과 슬픔>이라는 현실과 동떨어져 남은 삶의 무의미한 가치로 생각되었던 그 녀석들이..
아직도 내 몸속 세포 곳곳에 살아 있다는 희망의 반증(反證)일까?

Hey Boys,
Do what you can for your real life.
But never forget "LOVE" in your 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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