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분의 자녀가 대학입시를 보았습니다. 원하던 대학은 떨어졌고, 기대에는 못미치는 대학에 '대기자 명단'으로 올랐습니다. 아이는 재수학원에 등록을 했고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대학측이 아버지에게 '다른 학생이 등록을 포기해 합격대상에 포함됐다'며 등록을 하라는 전화를 해왔습니다.
아버지는 '이미 재수를 시작했으니 등록하지 않겠다'고 '배수진'을 쳤습니다. '돌아갈 곳'이 없어야 아이가 최선을 다해 공부를 해 원하는 대학에 입학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아버지는 나중에 그 사실을 안 부인과 부부싸움을 했다고 합니다. 부인은 만족스럽지는 않더라도 일단 그 대학에 등록을 해 '퇴로'를 마련해 놓은 뒤, '반수'를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 겁니다.
아버지는 나중에 그 사실을 안 부인과 부부싸움을 했다고 합니다. 부인은 만족스럽지는 않더라도 일단 그 대학에 등록을 해 '퇴로'를 마련해 놓은 뒤, '반수'를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 겁니다.
'배수의 진'은 '각오'이고 '결의'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저자인 이민규 교수는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면 그쪽으로 도망칠 수 있는 퇴로를 차단하자.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어쩔 수 없이 그 일을 할 수밖에 없도록 가두리를 설치하자'라고 말합니다. 공감합니다.
이교수는 사례로 빅토르 위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레 미제라블'을 쓴 19세기 프랑스 작가 위고. 그는 글을 쓸 때면 하인에게 옷을 모두 벗어주고 해가 진 다음에 가져오라고 했다고 합니다. 다른 유혹을 '원천봉쇄'해 글을 쓸 수밖에 없도록 자신을 구속한 겁니다. 이렇듯 대문호 빅토르 위고도 '유혹'에 시달렸고, 자신이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퇴로를 차단하며 글을 썼습니다.
'평범한 사람들뿐 아니라 위대한 일을 해낸 사람들 역시 이런저런 유혹을 받는다. 그들이 유별나게 의지력이 뛰어났기 때문에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 아니다. 그들만의 지혜로운 방법이 있었기 때문이다.'
'평범한 사람들뿐 아니라 위대한 일을 해낸 사람들 역시 이런저런 유혹을 받는다. 그들이 유별나게 의지력이 뛰어났기 때문에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 아니다. 그들만의 지혜로운 방법이 있었기 때문이다.'
'모든 일을 배수의 진을 치며 심각하게 접근할 필요는 없겠지요. 하지만 기업이고 개인이고, 배수진을 쳐야하는 '결정적인 순간'들이 몇번은 찾아옵니다.... 나는 내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들에, 그 바이킹 처럼 배수진을 치고 배를 불태우며 전쟁에 임하고 있는지... 되돌아 봅니다.'(2004년 6월11일자 예병일의 경제노트)
지인의 아이가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기를 기원합니다. 배수의 진을 친 지인의 '결단'이 옳았는지, 최악의 사태에 대비했어야 했다는 부인의 생각이 '현명'했는지는 사실 제3자가 판단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그 아이의 인생에서 그 대학이 얼마나 중요하고 결정적인 목표인지에 달려 있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매번은 아니지만 우리 인생에는 배수진을 쳐야하는 '결정적인 순간'들이 몇차례 찾아오며, 그 때 우리는 스스로 배수진을 치고 결연히 승부에 임해야한다는 사실입니다.
From 예병일의 경제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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