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 15
-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다. 지금 이 순간은 과거도 미래도 없는 순수한 시간이다. 언제 어디서나 지금 이 순간을 살 수 있어야 한다. p16
- 언젠가 우리에게는 지녔던 모든 것을 놓아 버릴 때가 온다. 반드시 온다! 그때 가서 아까워 망설인다면 그는 잘못 살아온 것이다. 본래 내 것이 어디 있었던가. 한때 맡아 가지고 있었을 뿐인데, 그러니 시시로 큰마음 먹고 놓아 버리는 연습을 미리부터 익혀 두어야 한다. 그래야 지혜로운 자유인이 될 수 있다. p33
-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은 출가, 재가를 물을 것 없이 무엇보다도 먼저 자비를 배우고 익혀야 한다.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회색의 이론에서 벗어나 순간순간 구체적인 삶을 이루어야 한다. 구체적인 삶이란 더 말할 것도 없이 이웃과 나누는 일이다. 이 나눔은 수직적인 베풂이 아니라 수평적인 주고받음이다. p55
- 이제 한 여자와 한 남자가 만나 결혼을 한 이상, 어떤 사고에도 만반의 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인간사에서 가장 큰 사고(결혼)가 이미 일어났는데, 그 밖의 다른 것이야 모두 경미한 접촉사고에 불과한 것이다. p56
- 행복할 때는 행복에 매달리지 말라. 불행할 때는 이를 피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받아들여라. 그러면서 자신의 삶을 순간순간 지켜보라. 맑은 정신으로 지켜보라. p57
- 삶의 비참함은 죽어간다는 사실보다도 살아 있는 동안 우리 내부에서 무언가 죽어간다는 사실에 있다. 가령 꽃이나 달을 보고도 반길 줄 모르는 무뎌진 감성, 저녁 노을 앞에서 지나온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줄 모르는 무감각, 넋을 잃고 텔레비젼 앞에서 허물어져 가는 일상 등, 이런 현상이 곧 죽음에 한 걸음씩 다가섬이다. p89
- 책을 가까이 하면서도 그 책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아무리 좋은 책일지라도 거기에 얽매이면 자신의 눈을 잃는다. 책을 많이 읽었으면서 콕 막힌 사람들이 더러 있다. 책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읽을 수 있을 때 열린 세상도 함께 읽을 수 있다. 책에 읽히지 않고 책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책에는 분명 길이 있다.p121
-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때가 되면 그 생을 마감한다. 이것은 그 누구도 어길 수 없는 생명의 질서이며 삶의 신비이다. 만약 죽음이 없다면 삶은 그 의미를 잃게 될 것이다. 죽음이 삶을 받쳐 주기 때문에 그 삶이 빛날 수 있다. p156
- 말씀(가르침)이란 그렇게 살기 위한 하나의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에 삶에 이어지지 않으면 말이란 공허하다. 자기 체험이 없는 말에 메아리가 없듯이 그 어떤 가르침도 일상적으로 생활화되지 않는다면 무익하다. p176
- 아무리 화가 났을 때라도 말을 함부로 쏟아 버리지 말라. 말은 업이 되고 씨가 되어 그와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 결코 막말을 하지 말라. 둘 사이에 금이 간다. 누가 부부싸움을 칼로 물배기라 했는가. 싸우고 나면 마음에 금이 간다. 명심하라. 참는 것이 곧 덕이라는 옛말을 잊지 말라. p183
- 동서양의 종교 역사를 통해서 볼 때, 종교는 정치권력을 등에 업을 때가 가장 반종교적으로 타락했고, 체제로부터 박해를 받을 때가 가장 순수하게 제 기능을 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 p231
아름다운 마무리****(법정, 문학의숲, 2008.11.15)
[Zack's Comment]
'무소유'의 법정 스님이 전하는 아름다운 삶에 대한 이야기..
유난히 책 서두에 나온 아래 문장이 가슴을 때려 그 울림이 뒷통수까지 전달된다.
"행복할 때는 행복에 매달리지 말라.
불행할 때는 이를 피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받아들여라.
그러면서 자신의 삶을 순간순간 지켜보라.
맑은 정신으로 지켜보라."
뒤늦게 지인으로 부터 선물 받은 법정 스님의 유작 '아름다운 마무리'는 왠지 모르게 책 표지에서 부터 활자 하나까지 친근함이 묻어 나온다. 심지어 책을 넘기는 촉감까지 마음에 와 닿는다. 설마하니 타계하신 그분의 감성이 전해졌다면 대단한 착각을 하고 있는 걸까 ? 아니면 내 내부에 무언가를 느낄 수 있는 감성이 아직 죽지않고 꿈틀거린다는 사실일까?
일생의 대부분을 자연과 함께 하면서 복잡하고 지긋지긋한 속세의 삶에 대한 법정 스님의 통찰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 그것은 아마도 사소한 삶의 순간순간, 경이로운 자연의 섭리 앞에 겸손한 자세로 삶은 음미하고, 자신 반성을 하고 계심이 가슴으로 느껴진다.
언제나 존경받는 종교인의 삶은 낯설게만 느껴진다. 때때로 그들의 가르침을 들여다 보는 것만으로도 내 삶이 조금은 충만해지고 있다는 느끼는 건 기분좋은 착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통감한다.
속세에서 방황하는 내 자신을 다 잡으려 책 속에서 힌트를 얻어가려 한지도 근 몇년이 지나고 있을 때쯤... 법정 스님이 나에게 속삭이신다. "책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읽을 수 있을 때 열린 세상도 함께 읽을 수 있다. 책에 읽히지 않고, 책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책에는 분명 길이 있다."
또한 추상적인 회색 이론에서 벗어나 순간순간 구체적인 삶을 이루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자기 체험이 없는 말에 메아리가 없듯이 그 어떤 가르침도 일상적으로 생활화되지 않는다면 무익하다.
어쩌면 지적 유희에 빠져 실체없는 또 다른 방황의 기로에 서 있었던 나에게 말뿐이아닌 진정코 실천하는 삶이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길이라는 가르침을 얻어간다.
오늘도 하루를 마무리 한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해보자.
아름다운 마무리는 또 다른 아름다운 시작이 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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