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 12
- 누군가와 100년하고도 20년을 더 살았다 해도, 의견을 말하라고 하면 상대방의 복잡한 성격에 비추어 "그냥 조금 알뿐이야"라고 대답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 대한 인상은 만난지 2분 만에 형성된다. 이 사람 마음에 들어/안들어. 그러한 반응은 생물학적인 욕구의 유산이다. 선사 시대에 동굴에 살던 사람들은 다른 종족을 보는 순간 친구인지 적인지 판단해야 했다. p67
- 경제의 세계에서는 빚이 나쁜 것이지만, 우정과 사랑의 세계는 괴팍하게도 잘 관리한 빚에 의지한다. 재무 정책으로는 우수한 것이 사랑의 정책으로는 나쁠 수가 있다. - 사랑이란 일부분은 빚을 지는 것이고, 누군가에게 뭔가를 빚지는 데 따른 불확실성을 견디고, 상대를 믿고 언제 어떻게 빚을 갚도록 명할 수 있는 권한을 넘겨주는 일이다. p140
- 혈색 좋은 농부의 상식은 위대한 철학서보다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며, 비료를 쓰지 않고 자연 상태에서 키운 당근은 상업적으로 재배한 당근보다 맛이 좋다. 생각에 속박당하지 않고 넘쳐나는 감정은 분석적인 사고보다 깊고 풍요롭다. p262
-비트겐슈타인의 주장을 빌리면, 우리를 이해하는 폭이 우리 세계의 폭이 된다. 우리는 상대가 인식하는 범위 안에서 존재할 수밖에 없다. - 그들이 우리의 농담을 이해하면 우리는 재미난 사람이 되고, 그들이 지성에 의해 우리는 지성있는 사람이 된다. p312
- "사랑은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점을 과장하는 흥미로운 과정"이다. (조지 버나드 쇼) p368
- 그들의 사랑은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는 두 길이 교차한 경우와 같은 운명이었다. 두 길은 교차점에서 짧게 (여러 면에서 유쾌하게) 만났다.
고통은 성숙의 차이에서 비롯되었다. 함께할 수 있는 단계에서 만난 두 사람은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 같은 방향을 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한동안 합치되었던 것은, 넓고 갈림길이 많은 길에서 일어난 우연의 일치였을 뿐이다. p378
우리는 사랑일까****(알랭드보통,도서출판 은행나무,2005.11.18)
[Zack's Comment]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너를 사랑한다는 건> 과 함께 사랑과 인간 관계에 관한 3부작으로 꼽히는 <우리는 사랑일까>를 읽었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을 읽고, 작가로서 그는 천재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하며 그의 팬을 자처하며, 그가 쓴 다양한 주제의 책을 탐닉하곤 했다.
20대 중반의 앨리스라는 한 여자가 사회적으로 성공한 미남의 30대 초반의 남자 에릭을 우연히 사교 모임에서 만나 사랑이라는 감정을 키워가는 과정에서 그녀 개인의 심리와 '사랑'의 배경이 되는 이 사회속에서의 인간 본연의 욕망을 저자는 철학적인 분석과 표, 그림까지 동원하여 400페이지에 달하는 연애 소설을 완성한다.
소설속 앨리스와 에릭의 사랑은 눈물없이 볼수 없는 멜로도 아니고, 영화속에서나 볼수 있는 아름다운 모습도 아니다. 그저 우리 주변에 혹은 내 자신의 연애 스토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일상속의 소소한 연애담 속 내면의 갈등을 구체적으로 형상화 한다.
흔한 일상의 연애담 곳곳에 어려운 철학적 고찰과 심리 분석을 따라가다 보면, 이 책은 흔한 연애 소설이기도 하지만 인간과 사랑에 대한 세심한 관찰이기도 하다.
우리는 인생에 몇번의 사랑을 만나고, 때로는 슬픈 이별을 반복하지만....
그 사랑이라는 놈앞에 항상 속고, 아프고 힘들다. 설령 이별의 위기를 넘기고, 결혼을 하였더라도 <우리는 사랑일까>하는 의문속에 방황하는 모습이 놀랍기도 하다.
문득 연애를 해보지 않은 젊은 남녀가 그의 책을 읽는다면 앞으로 찾아올 연애에 큰 도움이 될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개인적 결론은 흥미롭고, 유익하기는 하겠지만 큰 도움은 못되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조금 일찍 그의 책을 읽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의도치 않은 생각의 오류를 범하고 만다.
인류와 함께한 남녀간의 '사랑'이란...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던 남녀가 두 길이 교차한 경우와 같은 운명이다. 라는 말에 동의한다.
그 교차점에서 '사랑'을 느끼지만 그 교차점이 어디까지 인지는 누구도 알수 없다. 그것은 사랑의 기쁨과 슬픔의 교차점이기도 하며 '사랑'이란 이름의 난제란 생각을 해본다.
서로 같은 방향이기를 바라지만, 그것을 감지하며 사랑에 빠진다는 건 불가능 하기에 우리는 사랑이라는 굴레에 갇혀 힘들어 하는 것이다. 또한 사랑의 교차점이 끝나는 지점에서 그 사랑은 점점 빛을 잃고 시들어 가는 것이다.
교차점을 지난 사랑은 끝을 내고, 새로운 사랑을 꿈꾸어야 하는가 ?
아니면 그 사랑의 방향을 틀어 새로운 교차점을 찾아야 하는가 ?
우리는 사랑일까 ?
모르겠다...... 그래도 사랑은 진리라는 확신에 찬 여운을 입가에 머금어 본다.
어제 이책을 읽고나서 네이버에 검색해 들어왔습니다.
ReplyDelete친절하게 오른쪽마우스도 쓸수 있고 다른 책들도 추천 받을 수 있을것 같아
반가운 마음에 글 남겨요
가끔들어와 구경하다 가겠습니다.
오른쪽 마우스허용 고맙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