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이상이고 결혼은 현실이다.
현실과 이상을 혼동하면 반드시 벌을 받는다.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p66
좋건 나쁘건 이들은 이미 결혼식을 올렸고 오직 죽음만이 둘을 갈라놓을 수 있었다.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한 사람들에게 다행이었던 점은, 당시에는 죽임이 오늘보다 훨씬 일찍 찾아왔다는 것이다. p71
친밀감(intimacy)은 곧 '내 안을 들여다봐(into-me-see)' 달라는 뜻이다. 내 사랑, 너에게 내 이야기를 들려줄게, 나의 가장 소중한 것을 너와 나눌게. 이제 가장 소중한 건 결혼 지참금도, 내 자궁에서 나올 아이들도 아니야. 가장 소중한 건 나의 희망과 소망, 나의 두려움, 나의 갈망, 나의 감정, 즉 나의 내면이야. p75
나쁜 의도로 말한 진실은
꾸며 낼 수 있는 그 어떤 거짓말보다도 나쁘다. - 윌리엄 블레이, <순수를 꿈꾸며> p189
외도는 관계에든 사람에든 간에 문제가 있음을 알려준다. 실제로 그러한 경우가 많다. 수많은 관계가 결핍을 보상하기 위해, 공백을 채우기 위해, 또는 출구를 마련하기 위해 외도에 이른다. 불안정 애착이나 갈등 회피, 오래 이어진 섹스 없는 생활, 외로움, 아니면 그저 몇 년이나 같은 다툼을 반복했기 때문에 등, 많은 사람이 결혼 생활의 문제 때문에 바람을 피운다. p222
우리가 다른 사람의 시선을 갈구할 때 외면하는 대상이 파트너가 아니라 나 자신일 때가 있다. 그때 우리는 다른 사랑을 찾는다기보다는 또 다른 자신을 찾고 있다. 많은 경우 바람피우는 사람이 가장 매료되는 '타자'는 새로운 애인이 아니라 새로운 자신이다. p228
위반의 힘은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위태롭게 하는 데서 나온다. 우리는 중력의 법칙을 잘 알지만 날기를 꿈꾼다. 그 결과 긍정적인 변화를 위태롭게 불러올 수도 있고 파괴적일 수도 있으며, 가끔은 그 둘을 따로 떼어 놓기 힘들 때도 있다. p234
결혼은 우리 삶에 무언가를 더해 주고, 동시에 무언가를 앗아 간다. 일관성은 기쁨을 없앤다. 기쁨은 안도감을 없앤다. 안도감은 욕망을 없앤다. 욕망은 안정감을 없앤다. 안정감은 성욕을 없앤다. 무언가가 나타나면 당신의 일부는 희미해진다. 그것 없이 살 수 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리고 내 안에서 사라져도 되는 것이 무엇이고 사라지면 안 되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결혼 전에 알기 어려울 수 있다. p262
배신의 형태는 여러 가지이며, 성적인 배신은 그중 한 가지 일뿐이다. 나는 다양한 방식으로 결혼 서약을 어기면서도 성적 충절만은 쉽게 지키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외도의 희생자가 늘 결혼 생활의 희생자인 것은 아니다. p309
커플이 평등한 위치에서 의사소통하는 시대에 사람들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서로를 이해하는데 진솔한 대화만큼 좋은 것은 없다. 하지만 하소연이 묵살될 때 느끼는 외로움은 혼자 있을 때 느끼는 외로움보다 더 크다. 나를 밀어낸 사람과 함께 밥을 먹느니 차리리 혼자 밥을 먹는 쪽이 덜 고통스럽다. p312
결혼에는 새로운 선택지가 필요하다. 우리는 깨어진 관계가 깨진 원인으로 쉽게 외도를 지목하지만, 어쩌면 절대 다른 사람과는 섹스하면 안 된다는 고집이 더 악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커플이 성욕의 차이와 섹스의 의미에 관해 기꺼이 대화했다면 여전히 함께였을지 모른다. 그리고 이러한 대화를 나누려면 낭만적 사랑의 이상, 즉 독점적 관계에 의문을 품어야 한다. p330
'내게는 절대 일어날 리 없어'라는 잘못된 생각으로 스스로 외부에서 격리하는 대신, 불확실성과 유혹, 매력, 판타지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우리 자신과 파트너가 배워야 한다. 욕망이 서로를 향하지 않을 때에도 자신의 욕망에 자유롭게 이야기해도 된다고 느끼는 커플은 아이러니하게도 더욱 친밀한 사이가 된다. p423
"신뢰는 미지의 세계를 믿고 관계를 맺는 것이다."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확실성이 절대로 가질 수 없는 것임을 받아들인다면 신뢰의 개념을 재구성할 수 있다. 신뢰는 오래 시간에 걸쳐 이런저런 행동을 통해 구축되고 강화되는 것이 맞지만 또한 무조건적인 믿음이기도 하다. 애덤 필립스는 신뢰를 "약속의 가면을 쓴 위험"이라고 말했다. 외도는 커플을 새로운 현실로 내던진다. 이때 기꺼이 미지의 세계를 함께 탐험하기로 한 커플은 더 이상 모든 것이 예축 가능해야 서로를 신뢰하는 것이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것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는 것이 바로 신뢰임을 발견하게 된다. p425
우리가 사랑할 때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에스터 페럴, 김지현, 웅진지식하우스, 2019.12.16) Apr 12, 2020
Zack's Comment
'The State of Affairs'
'사랑은 이상이고, 결혼은 현실이다. 현실과 이상을 혼동하면 반드시 벌을 받는다.'
현실과 이상을 혼동하지 않고 죄책감 없이 살 것인가?
혹은 현실 속에서 이상을 찾아 떠나는 모험을 감행할 것인가?
그것 없이 살 수 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리고 내 안에서 사라져도 되는 것이 무엇이고 사라지면 안 되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결혼 전에 알기 어려울 수 있다.
뜬금없는 이야기일수 있지만 나와 다른 생각의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때론 거북하고, 때론 화가 나기도 하지만 그 관계의 갈등 속에서 내 안에서 사라지면 안 되는 게 무엇인지 혹은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가장 억울한 것은 그저 그런 현실에 치여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의미 없는 갈등과 논쟁으로 그저 무의미하게 죽음을 향해 한 발짝 다가가는 모습일 것이다.
'우리가 사랑할 때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은...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솔직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자신에게 솔직하게 위해서는 '나의 욕망이 나의 가치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알아야만 한다. 그 이후에 우리에게 맞는 사랑을 찾아 나서는 것이 '사랑과 현실'이라는 어려운 인생의 항로에서 길을 잃지 않고 외로워하지 않을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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