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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April 9, 2018

[Zack's BookCafe]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외로움은 그저 견디는 겁니다. 외로워야 성찰이 가능합니다. 고독이 익숙해져야 타인과의 진정한 상호작용이 가능합니다. '나 자신과의 대화인 성찰'과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가지는 심리학적 구조는 같이 때문입니다. 외로움에 익숙해야 외롭지 않게 되는 겁니다. 외로움의 역설입니다. p08

받아들이기 힘든 것을 받아들일 때
사람은
....
성숙해진다. p62

인간이 가진 가장 아름다운 정서는 '그리움'이다. 글과 그림, 그리움의 어원은 같다. 종이에 그리면 그림이 되고, 마음에 그리면 그리움이 된다. 고마움과 감사함은 그리움의 방법론이다. 고맙고 감사한 기억이 있어야 그리움도 생기는 거다. 고마움의 기억을 찾아나가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 어떻게든 찾아내야 한다. 그래야만 생각 차이, 의견 충돌도 견뎌낼 수 있다. 그래야만 우리가 함께 살아야 할 이유가 생긴다. p94

공부라는 구체적 경험을 다시 배우는 요즘이다. 스스로의 간절한 필요가 있어야 공부의 방향이 명확해지고, 그래야만 공부가 재미있어진다. 30여 년 죽어라 공부하고, 또 10여 년 교수 생활을 하고도 제대로 못 느껴봤던 진짜 공부를 나이 오십 넘어 뒤늦게 하고 있다. 삶도 마찬가지다. 내가 원하는 것이 구체적이지 않으면 절대 행복할 수 없다. 돈은 아주 막연한 거다. 그 돈으로 뭘 하고 싶은지 분명하지 않으면 돈은 재앙이다. 사회적 지위도 마찬가지다. 그 지위를 가지고 뭘 하고 싶은 것인지 분명치 않으니 다른 사람들 굴복시키는 헛된 권력만 탐하게 된다. p112

아무리 옳은 이야기라도 논리적 굴복을 강요하면 상대방은 반드시 저항하게 되어 있다. '그래, 당신 말 다 맞아. 그래서?'하는 것이다. 논리는 이해했지만 절대 승복할 마음이 없다. 그러나 감정이입에 기초한 정서적 설득은 강력하다. 상대방의 정서적 반응을 이끌어내야만 하면 언제든 성공할 수 있다. 감정이입이란 '함께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함께' 느낀 것이기에 논리적 설명은 오히려 구차한 것이 된다. p158

아무리 새로운 자극이 있어도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인지구조를 전혀 바꾸지 않는 경우를 편견이라고 한다. '조절'만 일어나고 '동화'는 전혀 일어나지 않는 경우다. 이분법적 사고도 전형적인 편견의 한 유형이다. 나이가 들면서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 같은 인지구조의 불균형이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에 노출되어야 한다. p213

프로이트가 위대한 이유는 모두 숨기고 싶었던 섹슈얼리티를 드러내놓고 설파한 까닭이다. 르네 지라르도 프로이트와 같은 반열에 올라야 한다. 질투, 가짜 욕망의 모방, 그리고 희생양을 만들어야만 유지되는 인간 문명의 본질을 드러내는 일은 섹슈얼리티를 이야기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까닭이다. 섹슈얼리티는 감각적 즐거움이라도 있다. 그러나 자신의 질투, 타인의 욕망 흉내 내기를 인정하는 일은 하나도 안 즐겁다. 괴롭다. p322

외롭다고 관계로 도피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습니다. 모든 문제는 외로움을 피해 생겨난 어설픈 인간관계에서 시작됩니다. p341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김정운,(주)21세기 북스, 2015.12.21) Apr 09, 2018

Zack's Comment

못생긴 사람 중에 제일 괜찮아 보이는 문화 심리학자 '김정운'의 오십 대 라이프를 훔쳐본다.
중년의 격한 외로움을 이야기하지만 그만의 확실한 자기 철학 속 위트와 유머가 넘친다.

언제부터인가 100세 시대라는 말이 유행처럼 떠돌더니 이제는 50세 이후 인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50대! 막연하게 우리는 그 나이를 인생의 후반부로 생각하며 은퇴와 동시에 인생을 정리해야 하는 시점으로 바라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더 이상 새로울 것도 환희에 찬 기쁨을 찾기도 힘든 시간이 왔다고 좌절하지 말자.
그리스인 조르바가 말하는 완벽한 '자유' 아니더라도 나이와 상관없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하며 그것을 구체화할 수 있는 연습을 한다면 저마다 그 순간순간 '행복'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못생기고 멋진 김정운을 통해
'철학'이 있는 사람은 매력적이다'라는 말을 상기(想起)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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