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돈에 대한 문제를 해결한다는 건 영적 각성만큼이나 삶에 있어 중요한 가치다. 방치하거나 무시하면 현실의 돈 역시 나를 무시하거나 방치하기 때문이다. 돈을 세속적이라는 이유로 방치하고 두렵다고 피하면 그 피해가 나와 내 가족 전체와 다음 세대까지 이어지며 평생 노동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 p4
규칙적인 수입의 가장 큰 장점은 미래 예측이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미래 예측이 가능하다는 말은 금융자산의 가장 큰 리스크를 제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리스크는 자산에 있어 가장 무섭고 두려운 존재며 모든 것을 앗아갈 수 있다. 어디에 숨어 있는지 몰라서 모퉁이를 돌다 갑자기 맞닥뜨릴 수 있는 것이 리스크다. 이 리스크를 제어할 수 있다는 건 대단한 장점이다. p26
욕심은 리스크를 낳는다. 이 욕심이 대중에게 옮겨붙으면 낙관이라는 거품이 만들어진다. 거품은 폭락을 낳는다. 그러나 자포자기하고 두려움에 떠는 시기가 오면 봄이 오고 해가 뜬다. 이건 굳이 통계나 패턴으로 증명하지 않아다도 인문학적인 지식으로 알 수 있다. 모든 욕심의 끝은 몰락을 품고 있다. 그리고 모든 절망은 희망을 품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p34
인간의 마음은 말에 나타나고 말에 정이 없으면 남을 감동시키거나 바꿀 수 없다. 사람은 마음이 오고 간 후에 이론과 논리가 더해질 뿐이다. 우리는 어떤 사람이 말을 잘하거나 논리적이라고 존경하지 않는다. 그에게 진정성이 보일 때, 그의 생각과 뜻이 나와 달라도 존중하게 된다. 말은 그 사람의 마음을 내보내니는 냄새다. 마음의 냄새가 향기인지 악취인지 표현하는 언어를 통해 알게 된다. 행운도 행복도 좋은 향을 따라다닌다. p53
자산이 모이면 투자를 해야 한다. 투자하지 않는 돈은 죽은 돈이고, 실제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장롱 속의 돈은 인플레이션이라는 독을 먹고 서서히 죽어버린다. 투자에 대한 이해나 경험을 갖지 못한 주인에게 끌려간 돈은 홀로 죽어가거나 기회만 생기면 탈출해버릴 것이다. p74
앨럴 그린스펀(Alan Greenspan)은 "글을 모르는 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 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에 더 무섭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p77
살아 보니 산에서 돌이 굴러 내려오면 돌에 맞아 죽은 사람도 있고 피하는 사람도 있고 돌을 내다 파는 사람도 있었다. 가장 큰 부의 이동은 항상 매번 이런 식이었다. p100
기초 학문을 배우는 것은 지루하고 괴로운 일이다. 무조건 외워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무조건적인 암기를 건너뛰고는 지혜를 얻을 방법이 없다. 모든 지혜는 언어와 문자로 표현하고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투자의 대가가 되기 위해서는 언어와 수학을 누구보다 잘해야 한다. 그래야 세상과 사업을 해석할 줄 알기 때문이다. 이렇게 오랜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다 보면 지극히 세속적인 투자 세계에서도 나만의 철학이 탄생한다. 나는 그것이 무엇이든 한 분야의 대가가 된 사람들을 철학자라 생각한다. 위대한 철학자는 생각의 각성에서만 출현하는 것이 아니라 지독하고 지루한 공부와 몸의 움직임 끝에서 탄생한다고 믿는다. p106
누군가를 위해 일을 한다는 것은 나에게 주어진 시간과 재능을 남에게 제공해 수입을 만드는 것이고, 만약 이를 제공받는 사람이 거절한다면 나의 수입은 사라져버린다. 나에게 결정권이 없으므로 주권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개인이 독립하려면 내 수입이 나의 노동이 아닌 다른 곳에서 나오게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내가 벌어들인 모든 근로 수입을 아껴서 이 소득이 자산을 만들게 하는 것이 독립운동의 시작이다. 내가 아직 독립하지 않았다면 모든 소득은 자산을 만드는데 사용해야 한다. 소득의 대부분을 자산이 아닌 소비재에 사용하는 사람들은 평생 독립을 이루지 못한다. 소득이 모여 자산을 이루고 자산이 다른 자산들을 낳고 키우며 그렇게 키운 자산의 규모가 내 노동 급여를 앞지르는 날이 바로 개인 독립기념일이다. p122
어려서는 황순원의 소나기를 읽고 청순가련형의 소녀가 이상형이었지만 나이가 들어서 보니 청순가련형은 가족이 될 만한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밝고 명랑하고 유쾌한 사람과 살아야 행복하다. 안사람만 우울해해도 모두가 눈치를 보고 집안이 침울해진다. 그렇다. 돈 역시 우울하고 어두운 것은 멀리하기를 권한다. 같이 있는 돈들이 떠날까 걱정된다. p130
인간이 타인에게 가장 큰 혐오를 느끼는 상황 중 하나가 나와 정치색이 다를 때다. 오히려 종교가 다른 사람하고는 문제가 없다. 학력이나 재산 규모 차이도 친구가 되고 같이 어울리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다. 페이스북에서 종교가 다르다고 친구를 끊는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허나 정치 성향이 다르면 대놓고 삭제하는 경우는 많이 봤다. 정치 성향이 극단적으로 다른 사람들끼리는 살인을 불사할 정도로 감정이 증폭되는 경우도 있다. 역사를 보면 실제로 서로 죽이고 죽임을 당하기도 했다. 세계 역사에서 종교 갈등으로 전쟁이 일어나기는 했지만 이면에는 종교를 빙자한 정치적 이해관계가 들어 있다. p141
한 사람은 능력이 뛰어나지만 충성도가 없고 다른 한 사람은 충성도가 높지만 능력이 모자란다면 사장은 누구를 승진시킬까? 충성도는 필수 요건이고 능력은 선택 요건이기 때문에 능력이 조금 모자라도 충성도가 강한 직원을 승진시킨다. 이유는 간단하다. 충성도 없이 능력이 높은 직원은 성과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결국 창업을 하거나 동업을 요구할 수준까지 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균보다 조금 나은 성과와 충성도만 있으면 막강한 임원 후보군이 된다. p161
김승호의 투자 원칙과 기준
1. 빨리 돈을 버는 모든 일을 멀리한다.
2. 생명에 해를 입히는 모든 일에 투자하지 않는다.
3. 투자를 하지 않는 일을 하지 않는다.
4. 시간으로 돈을 벌고 돈을 벌어 시간을 산다.
5. 쫓아가지 않는다.
6. 위험에 투자하고 가치를 따라가고 탐욕에서 나온다.
7. 주식은 5년 부동산은 10년
8.1등 아니면 2등, 하지만 3등은 버린다.
p180
투자를 하지 않은 것은 가장 나쁜 투자다. 자산은 무엇인가 항상 투자를 하고 있어야 한다. 물론 투자를 위해 대기하는 자본도 투자다. 그러나 아무 계획도 없고 아무 욕만도 없는 자산은 죽는다. '나는 이만하면 괜찮아', '이 정도 햇빛이면 나는 충분해'하고 말하는 나무는 없다. 주변 나무가 자라면서 해를 가리면 내 나무의 열매도 떨어지고 나무도 죽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장 나쁜 투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투자다. p181
상식은 지식과는 다른 종류의 능력이다. 사람들 사이의 여러 생각과 의견이 서로 교차하는 지점이 상식이다. 지혜와 지식과 도덕이 교차하는 지점이 상식이다. 그러므로 상식은 역사, 법, 관습, 신앙, 논리, 이성보다 위에 선다. 상식은 별도의 탐구나 공부가 필요 없고 특별한 노력이 없어도 대부분의 사람이 저절로 터득하게 되는 지식이나 식견이다. 음모에 빠지는 순간, 상식을 벗어난다. 편협한 생각과 지적 우월감이 상식이 들어올 자리를 없애버린다. 유명 대학, 좋은 직업, 뛰어난 실적을 지닌 사람은 특별히 상식을 벗어나지 않도록 자신을 살펴야 한다. 사업은 물론이고 인생도 상식을 벗어나는 순간, 패자로 전략하고 좋은 친구들이 떠나고 가난한 괴짜로 인생을 마칠 확률이 높아진다. p207
좋은 돈을 모으려면 삶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 돈은 주인이 좋은 돈만을 모으겠다고 마음먹으면 오히려 저절로 돈이 붙어 있게 된다. 욕심을 부리지 않기에 사기를 당하지 않는다. 행동이 반듯해서 허풍스러운 곳에서 술값으로 돈을 버리지도 않는다. 불로소득을 바라지 않기에 어디 가서 망신을 당하는 일도 없고 공돈을 기대하지 않기에 어디 가서 망신을 당하는 일도 없고 공돈을 기대하지 않기에 비굴하지 않아도 된다. 더불어 이런 사람에겐 기회도 더 생기고 행운도 많아진다. 품성이 좋은 자산이 많이 몰려와도 가족을 해치지 않고 뭉치게 만든다. 설령 행운처럼 생긴 자산도 이미 좋은 품성을 가진 돈 사이에 섞이면서 좋은 성품을 지닌 돈으로 변형되어간다. p245
신에게 드리는 기도는 신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듣는 시간이지, 내가 신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시간이 아니다. 신을 믿지 않는 사람도 이런 이치를 하는데 신을 모시는 사람이 왜 그분을 괴롭히는지 알 수 없다. 좌절하거나 실패해도 신을 원망하거나 자책하지 마라. 신의 잘못도 아니고 당신 잘못도 아니다. 다시 도전하면 된다. 신이 세상에 관여하지 않은 것은 무심이 아니라 무위다. 신이 우리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진정 사랑하여 그러는 것이다. 우리가 스스로 행동하고 자연이 스스로 움직이도록 놓아줌을 실현하시는 것이다. 신이 세상에 관여하는 순간 세상 모든 것은 정지될 것이다. 정지란 죽음이다. 이것이 신이 세상을 이끄는 방식이다. p258
투자를 할 때는 항상 두 가지 문제를 놓고 고민한다. 돈을 버는 것이 중요한 것이가, 손실을 피하는 것이 중요한 것인가에 관한 문제다. 수익과 손실 회피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둘 다 놓치는 게 현실이다. 투자 세계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홀인원을 한 사람이 아니라 버디를 많이 한 사람이다. 홀인원 한 사람이 우승하는 경우도 드물고 다음 경기에서 우승하겠다고 홀인원에 목숨을 걸지도 않는다. 하지만 다들 홀인원에 관심을 갖고 버디를 가볍게 생각한다. 보기나 더블보기만 하지 않아도 친구 사이에서 우수한 선수일 수 있다. 자신이 모르는 것과 제어할 수 없는 것을 줄여가는 것이 최고의 투자가들이 늘 하는 일이다. p268
돈의 속성★★★★★(김승호, 스노우폭스북스,2020.6.15) Sep 06, 2020
Zack's Comment
Life goes on.
특별한 대책이나 계획 없이도 끝을 알 수 없는 인생은 지속되고 있었다.
'인생은 대충, 하루는 열심히 산다'는 말에 공감하며 하루를 살아가려고 노력하였지만 아직도 세속적 삶 속에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은 찜찜함은 여전하다.
그 알 수 없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인문학적 혹은 영적 각성에서 찾으려 노력과 동시에 너무도 세속적이고 강력한 '돈'이라는 녀석의 가치에 대해 진지한 생각을 해볼 시기가 온 것 같다.
'돈의 속성'에 대한 지속적이고 진지한 성찰을 통해 아직도 확정되지 않은 미완성의 내 인생의 목적지를 향한 여정을 그와 함께 지혜롭게 헤쳐나갈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이천이십이년구월육일 <몽마르뜨 언덕 위 은하수 다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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