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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February 1, 2018

[Zack's BookCafe] 해가 지는 곳으로

모든 것을 버리고 어렵게 닿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다시 혼돈에 빠졌다. 이제 어디로 가지? 이곳에 우리 자리가 있을까? 그래도 그곳은 넓었다. 계속 걸어 나아갈 수 있었다. 바이러스와 강도를 피해 대륙을 헤맬 수 있었다. 오늘은 어제와 다른 곳에서, 내일은 오늘과 다른 곳에서 지는 해를 보는 것. 되도록 빨리 지금을 벗어나는 것. 떠나야 하는 이유는 단단한 대지를 뚫고 태양처럼 솟아올라 매일 우리를 환하게 비추었다. 그곳 사람들은 모두 신을 믿었다. 신의 뜻, 신의 은총과 축복, 신이 내려 준 선물, 신이 보살피신다, 신은 모든 걸 알고 있다....., 나는 그들의 신을 믿었고 두려워했다. 인간 따위 쓸모없다는 듯 무섭고도 무용하게 펼쳐진 그곳의 자연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p12

봄이 오면 땅과 강이 논고 세상은 푸르게 변할 것이다. 꽃은 피고 햇볕이 내리쬐고 열매를 맺을 것이다. 인간끼리 아무리 총을 쏘고 파괴하고 죽이고 죽여도 자연은 변함없이 자신의 일을 할 것이다. p113

언젠가 인류가 멸망하고 인간이 만들어 낸 모든 것이 한 줌 재로 돌아갈 그날에도 사람들은, 당신은, 우리는 사랑을 할 것이다. 아주 많은 이들이 남긴 사랑의 말은 고요해진 지구를 유령처럼 바람처럼 떠돌 것이다. 사리지고 사라져도 여기 있을 우주처럼. p192

해가 지는 곳으로 ★★★(최진영,(주)민음사,2017.6.30) Jan 30, 2018

Zack's Comment

신의 입장에서 받았을 때 너무도 보잘 것 없을 인간사에 바이러스를 퍼트려 멸망의 길로 향해가는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까?  너무도 처절한 생존 투쟁을 통한 본능적 생명 연장일지도 모른다.
2018년 현재, 풍요 속 인류는 치열한 물리적 '생존'이라는 강을 지나 가치의 혼돈 속에서 방황하고 있는 모습이다.

바이러스로 인류가 멸망한다. 그동안 너무도 무감각해져 이제는 그 의미조차 희미해져 버린 '사랑'.
그것은 신이 인간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인지도 모른다. 다만 그 사랑의 가치를 삶이라는 복잡하고 치열한 현실 속에 숨겨 진정한 '사랑'의 힘을 발견할 줄 아는 지혜롭고 따뜻한 인간만이 그 가치를 발견한다.

이제 그만 사랑하고 싶다.  어렵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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