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 07
- 경제적인 필요가 없어도 일은 구해야 한다고 암시하는 것도 우리 사회가 처음이다. 직업 선택이 우리의 정체성을 규정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새로 사귀게 된 사람에게도 어디 출신이냐, 부모가 누구냐 묻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하느냐고 묻는다. p116
- 우리는 돈을 벌기 오래전부터, 늘 바빠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식했다. 우리 행동의 더 큰 목적을 고민하지 않으면서 그냥 벽돌을 쌓고, 컨테이너에 물을 넣었다 빼고, 모래를 한 구덩이에서 다른 구덩이로 옮기는 일이 주는 만족감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p295
- 흔히들 좋은 생각은 바보도 할 수 있으나, 수익이 나는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은 위대한 정신을 가진 소수뿐이라고 말한다. p317
- 우리의 일은 적어도 우리가 거기에 정신을 팔게는 해 줄 것이다. 완벽에 대한 희망을 투자할 수 있는 완벽한 거품은 제공해주었을 것이다. 우리의 끝없는 불안을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성취가 가능한 몇가지 목표로 집중시켜줄 것이다. 우리에게 뭔가를 정복했다는 느낌을 줄 것이다. 품위 있는 피로를 안겨 줄 것이다. 식탁에 먹을 것을 올려놓아줄 것이다. 더 큰 괴로움에서 벗어나 있게 해 줄 것이다. p371
- 일의 기쁨과 슬픔 ***(알랭 드 보통, 도서출판 은행나무, 2012.2.22)
[Zack's Comment]
"일의 기쁨과 슬픔" 일이란 주어에 감정 이입한 제목이 다소 어색하다.
화물선, 물류, 비스킷 공장, 직업 상담, 로켓 과학, 그림, 송전 공학, 회계, 창업자, 항공 산업 등
지구상의 수많은 직업 중에 위에 언급한 서로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직업을 알랭드 보통이 기자가 되어 평소 익숙하지 않은 직업속으로 들어가 르포 형식으로 직업의 각 디테일을 묘사하고 그 위에 저자 특유의 다양한 철학적인 표현을 추가한다.
개인적으로 다소 집중하기가 어려운 책이였다. 그것은 아마도 책 제목과 관련해 기대했던 형이상학적 일의 정의 내지는 우리가 매일 하는 일속에서의 행복을 찾기 위한 지침을 찾으라는 내면의 요구 때문일 것이다.
어느새 성인이 되어 버렸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나의 직업이 되어 있고, 그 직업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내가 왜 일을 하고 있으며, 과연 무엇에 가치를 두고 이 일을 계속 해 나가야 하는가 하는 질문도 그에 대한 대답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다만 성인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안도감에 젖어 있었을 뿐. 따라서 직업은 돈이 채워 졌을때 언제든지 별다른 의미없이 포기 할 수도 있다는 검증되지 않은 논리가 머리속에 정리 되지 않은 채 표류 하고 있다.
책속에서 일의 기쁨과 슬픔을 찾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평소에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 주는 기쁨과 행복에 대한 의미를 부여 할 수 있었고, 지금 이순간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작지만 뭔가를 정복했다는 느낌과 때로는 품위 있는 피로를 안겨주고, 식탁에 먹을 것을 올려 줄 것이고, 더 큰 괴로움에서 벗어나 있게 해 줄 것이라는 사실에 위로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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